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유시민의 알릴레오 |
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정치 비평을 그만하려고 한다’는 유 이사장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링크한 뒤 이런 글을 썼다. 진 교수는 “(문건을) 통합당 쪽에서 만든 건 아니라고 하니, 어느 쪽에서 만든 것인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그리고 (유 이사장이) 정치 비평을 그만 두는 이유야 뭐...”라고 적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나와 4·15 총선 전망과 관련해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민주당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면서 “전체적으로 선거 판세가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미래통합당 등 야당에선 “여당이 국민을 우습게 알고 오만한 발언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독재가 예고된 것”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민주당에서도 역풍(逆風)을 경계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유 이사장의 ‘180석 가능’ 발언에 대해 “누가 국민 뜻을 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느냐”고 했다.
실제 총선에서는 유 이사장의 예언 이상으로 민주당이 압승했다.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만으로도 180석을 차지한 것이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까지 포함하면 범여권은 189석에 이른다. 국회 선진화법을 뛰어넘어 모든 안건을 단독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유 이사장의 발언으로 수도권 일부 접전 지역과 부산·울산·경남 등 PK 지역에서 보수표가 막판 집결하며, 일부 민주당 후보가 낙선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그 ‘180석 발언’ 때문에 사실은 조금 손해를 봤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이후 유튜브 방송에 나와 “낙선한 후보자들이 제 발언을 통합당에서 이용한 것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느꼈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며 “(앞으로) 기성 미디어를 통한 정치비평이나 시사토론, 인터뷰 이런 것도 하지 않겠다. 180석 사건 때문에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다만 “저는 민주당에서 어떤 데이터도 귀띔받은 적이 없고, 제 말은 개인적 견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집권 세력의 대표 스피커처럼 받아들여지고, 그 말이 악용당할 때의 책임을 제가 질 수가 없다”고 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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