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코로나19 충격이 장기화함에 따라 30개 구단들은 애리조나 지역에 모여 '단축리그'를 여는 걸 고민하고 있다. 사진은 볼티모어의 홈 구장 캠든 야즈. [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근 미국 매체에서는 MLB 30개 구단이 홈 구장을 떠나 애리조나 지역에 모여 '단축 리그'를 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날씨가 따뜻하고, 코로나19 충격을 덜 받는 지역에서 야구를 하자는 뜻이다. 홈 구장을 떠나면 관중이 줄어드는 데다, 감염 위험을 낮출 필요도 있어 '무관중 경기'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클레이턴 커쇼(LA 다저스),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 등 MLB 수퍼스타들은 "야구만을 위해 호텔과 야구장만 오갈 수 없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시즌을 통째로 날릴 위기에 처한 구단과 사무국은 어떤 식으로든 경기를 재개할 방법을 찾고 있다.
유력한 대안 중 하나가 '무관중 경기'다. 관중이 없어도 경기를 치른다면 TV 중계권료와 마케팅 수익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입장권, 구장 매점 매출, 주차료 등의 수입은 사라진다. MLB 구단 수입 중 입장권 관련 수입은 40% 정도로 알려졌다. 때문에 구단들은 선수들의 연봉을 삭감하려는 것이다.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지난달 코로나19에 따른 대책에 합의한 바 있다. 연봉 지급 예정 시점부터 2개월(3월 말~5월 말) 동안 선수들에게 선지급 개념으로 총액 1억7000만달러(약 2100억원)를 주기로 했다. 5월 말 이후 MLB가 개막하면 선수들은 경기 수에 비례해 자신의 연봉을 받게 된다. 시즌이 취소되면 선수들은 선지급금 외의 잔여 연봉은 받지 않기로 했다.
문제는 이때 '무관중 경기'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사무국은 무관중 경기를 열면 선수들의 연봉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수 노조는 "이미 논의는 끝났다"이라며 지난달 합의 내용을 구단들이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는 양측이 미디어를 통해 논쟁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MLB 무관중 경기가 확정된다면 양측의 갈등은 더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계약이 무효가 되고, 한 달 전에 합의한 내용도 뒤집히는 상황이 오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