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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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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사상 처음' 이변 속출 제21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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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결과는 이변의 연속이다. 사상 처음으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진행되는 가운데 선거를 치렀지만 총선 투표율은 66.2%로 28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공개된 제21대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될 배지 모습.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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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 최고 투표율…민생당은 공중분해 수순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28년 만에 가장 높은 총선 투표율을 기록했고, 과반을 넘어 180석을 확보한 슈퍼 여당이 출현했다. 반면 20석으로 원내교섭단체 지위에 있던 정당이 한순간에 원외로 밀려났다. 21대 국회에 입성하는 인물 중에선 첫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이 탄생해 눈길을 끈다. 선거권이 만 18세로 하향된 후 처음으로 치러진 21대 총선의 '최초'들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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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 선거날인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남동 제3투표소에 유권자들이 두표를 위해 줄을 서는 모습.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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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우려' 속 28년 만 최고 투표율

15일 실시된 21대 총선 투표율은 66.2%을 기록했다.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총선 투표율이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 투표율(26.69%)이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렸다.

당초 코로나19 사태로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면서 최저 투표율 우려도 나왔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총선 전부터 진영 대결이 격해지는 양상을 보이며 각 진영 지지층이 결집해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0%가 넘는 투표율이 나타났지만 총선 결과는 '여당의 압승'이라는 점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통상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 투표율이 높을 때는 정치적 효능감이 높아지거나 이른바 분노 투표를 할 때다. 이번에 정치적 효능감이 높은 이슈는 없었다. 그렇다면 분노 투표 성격을 띠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여당에 만족하면 오히려 비정치화, 탈정치화가 일어난다. 투표율이 높은데 여당이 압승하는 일은 굉장히 드문 경우"라고 했다.

이어 "이념 지형이 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9대 대선 이후 많은 국민들이 진보적 성향을 갖게 된 것 같다. 즉,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 정부 정책 비판으로 향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기득권인 보수가 바뀌지 않았다는, 분노의 대상이 여당이 아닌 보수로 쏠리게 된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민주화 이후 첫 전체의석 5분의3 차지 '슈퍼 여당' 탄생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은 21대 총선에서 국회 전체 의석(300석) 가운데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을 확보했다. 지역구 의석 163석에 비례대표 의석은 17석이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 최대 목표로 삼았던 '과반 의석 확보'를 훨씬 뛰어넘는 결과다. 범여권 성향의 열린민주당 3석과 정의당 6석을 더하면 189석에 이른다. 20대 총선(2016년), 대선(2017년), 지방선거(2018년) 등 전국단위 선거 4연속 승리도 처음 있는 일이다.

단일 정당 기준 180석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정당이 총선으로 탄생한 경우도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사실상 재적 3분의 2(200석 이상)이 요구되는 개헌을 제외한 모든 법안·예산·정책 관련 독자적 입법 추진이 가능해진다. 대다수 입법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이 가능하다. 국회 임명동의안이 필요한 국무총리와 헌법재판관, 대법관 임명도 여당의 단독 표결로 가능해진다.

또 1당의 '일방 처리'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국회 선진화법도 무너뜨릴 수 있다. 180석이면 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강제 종료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여당의 독주가 가능해진다.

국회의장과 국회 운영위·예결위 등 주요 상임위원장도 여당 몫이 된다. 입법 과정의 주를 이루는 상임위 운영 주도권을 여당이 쥐는 구조가 된다. 21대 국회는 다음 달 30일 21대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한다. 그 이전부터 각 정당은 의장단, 상임위원장 배분을 협상한 후 6월 중순 전반기 상임위 구성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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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당에서 정동영, 천정배, 박지원 등 중량급 의원들이 모두 낙선하며 정치 2선으로 물러나게 됐다. /왼쪽부터 정동영 민생당 대표, 박지원 의원, 천정배 의원.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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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당 민생당 소멸...심상정은 진보정당 최초 '4선'

20대 국회 제3당인 민생당은 이번 총선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역구는 물론 비례대표에서도 당선자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원내교섭단체(20석)으로 원내 3당 지위에서 한순간에 '원외정당' 신세로 전락하게 됐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3당 통합으로 출범한 지 2달여 만이다.

이들은 4년 전 20대 총선 때처럼 '제3지대 돌풍'을 노렸지만 민주당에 호남의 맹주 자리를 내줬다. 호남 지역에 출마한 현역 11명이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렸던 4선 박지원(전남 목포), 참여정부 때 법무부 장관을 지낸 6선의 천정배(66·광주 서을), '참여정부 황태자'라 불리며 민주당 대선후보 출신이기도 한 4선 정동영(67·전주병) 등 다선 의원들이 퇴장하게 됐다.

이번 총선이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거대 양당 대결 구도로 흐르면서 '제3정당'이 주목을 받지 못했고, 당 내부의 계파간 갈등과 공천 논란으로 소멸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민생당이 이번을 계기로 해산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호남 기반 민생당의 소멸 배경과 관련해, 신 교수는 "호남 지역에선 민주당 내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대선후보로 언급되는 상황에서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민심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전 총리는 친문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대선까지 넘어야 게 많다. 이 과정에서 곡절이 있으면 호남 민심이 또 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생당은 17일 비공개 최고위 간담회와 선대위 해단식을 열어 당의 진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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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대표는 경기 고양갑에 출마해 진보정당 최초로 4선 고지에 올랐다. 심 대표가 9일 정의당-녹색당-미래당 공동의제 공동캠페인 선언식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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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상황도 밝지만은 않다. 심상정 대표를 제외하면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선거에 출마한 정의당 비례대표 현역 의원들이 살아돌아오지 못했다. 권영길, 노회찬 등을 배출했던 경남 창원성산도 통합당에 내줬다. 거대 양당의 비례위성 정당창당으로 개정 선거법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일찌감치 비껴갔다. 실제로 비례의석은 5석을 얻는 데 그쳤다. 다만 경기 고양갑 지역구 수성에 성공한 심 대표는 진보정당 소속 의원 최초로 4선 고지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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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결과 태구민 통합당 강남갑 당선인은 탈북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이 됐다. 태(태영호)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유세를 펼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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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민 출신 첫 지역구 당선자 탄생

21대 총선에선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통합당 태구민(태영호) 당선인이 주목된다. 그는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으로, 2016년 8월 한국으로 망명 와 지난 2월 통합당 전략공천 인재로 영입됐다. 북한 이탈 주민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대 총선 때는 이자스민 전 의원이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에서 '이주민 출신' 첫 국회의원으로 나와 눈길을 끈 바 있다. 이 의원은 당시 상대적으로 국회의원들의 관심이 적었던 이민법 추진 등에 힘썼다. 태 당선인이 탈북민 출신으로서 어떤 대북 정책을 내놓으며 활약할지 주목된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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