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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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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총선 마친 여야… '무겁고 낮은' 메시지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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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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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서울 종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숭인동 인근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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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1대 총선 성적표를 받아든 여야가 몸을 낮췄다. 역대급 '완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의회권력 집중에 대한 두려움을 언급했다. 미래통합당은 참패 극복을 위한 철저한 자성을 다짐했다. 집권여당의 '브레이크'가 사라진 21대 국회는 의석 배분을 뛰어넘는 '협치'의 과제를 안았다.


"무겁고 무서운 책임 느낀다"… '자만' 경계한 민주당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선거 승리의 기쁨 앞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21대 국회를 이전과 전혀 다른 국회, 일하는 국회, 국민통합의 국회로 만들 책임이 온전히 민주당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마음 속에 새긴다"고 밝혔다.

당선인들에겐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며 "더욱 열심히 지역 현안을 공부하고 서민 생활을 챙겨야 한다. 선거에 임했던 진실하고 성실한 자세와 절실한 마음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300석 중 180석을 차지한 역대 최고 성과에 자만해선 안 된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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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부터)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의에 앞서 세월호 6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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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선에서 선거를 이끈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역시 겸손과 책임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총선 결과에 "무겁고 무서운 책임을 느낀다"며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실망을 기억한다"며 "늘 겸손한 자세로 품격과 신뢰의 정치, 유능한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낮은 자세를 강조한 이유는 거대 집권여당 출범을 우려하는 시각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180석은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가능한 의석이다. 여야 합의를 강조한 국회 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다. 향후 민주당의 적극적인 행보가 민심의 이반과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이 대표와 이 위원장의 메시지에 담겼다.

총선 승리를 이끈 공신들도 당을 떠나며 민주당의 겸손 행보에 힘을 보탰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을 떠나 야인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선거 전략을 총괄한 인물이다.

양 원장은 "이제 다시 뒤안길로 가서 저녁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조용히 지내려 한다"며 "총선 결과가 너무 무섭고 두렵지만 당선된 분들이 국민들께 한없이 낮은 자세로 문재인 대통령님과 함께 국난극복에 헌신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패닉' 빠진 통합당 "반성하고 변하겠다"… '국민 탓' 돌리는 졸렬 발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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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총선결과 관련 특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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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현실에 직면한 통합당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냉정한 원인 분석이나 보수 재건을 위한 대안 제시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진 통합당의 현실을 보여준다. 유권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졸렬한 발언도 나왔다.

김종인 공동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던 것을 인정한다"며 "야당도 변화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부족한 데도 지지를 요청한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국민의 마음을 잘 새겨서 야당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자책했다. 이어 "아무리 부족하고 미워도 나라의 앞날을 위해 야당을 살려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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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입장을 발표 후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이날 황 대표는 '총선 결과 책임, 모든 당직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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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 역시 전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우리 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두 대표인 제 불찰"이라며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총선 참패를 국민 탓으로 돌리는 촌극도 벌어졌다. 통합당의 역사적 패배를 이끈 주요 이유 중 하나인 망언 논란이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이석연 전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부위원장은 전날 밤 입장문에서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도 국민의 선택에 절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정권의 폭주를 막지 못한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한테 되돌아 올 것"이라며 ""우리 사회를 떠받쳐 왔던 자유와 창의의 헌법적 가치가 퇴보하고 결과의 평등을 앞세운 철저한 나눠먹기 사회로 전락하리라는 것을 생각하니 목을 놓아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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