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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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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총선]코로나19, 검찰, 막말, 탄핵 주장…통합당 '발목잡기' 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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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국회에 마련된 개표종합상황실에서 '선거결과에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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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21대 총선 결과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집권 3년차 총선은 정권 평가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방역 대처에 대한 평가로 대체된 측면이 강하다. 미래통합당은 유리한 조건에서 출발했지만 대안 세력으로 인식되기보다는 '발목 잡기'라는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막판까지 조국 전 법무부장관 때리기에 집중했으나 이 역시 중도 표심을 끌어오지는 못했다. 그보다는 검찰 개혁이 주된 민심으로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마스크 대란 사태가 빚어질 때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았다. 민주당은 줄곧 제1당을 목표로 제시하다가 투표를 1주일정도 남기고서야 "제1당 목표는 이미 달성했으니 과반을 넘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율은 지난 1월 마지막주에 41%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달 둘째주에 57%까지 높아졌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코로나19 대처'가 59%로 압도적이었다.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심각한 확산세가 빚어지면서 상대적으로 한국 정부의 방역 대처에 긍정적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은 20%대 초반에 머물러 있었던 반면 민주당은 지난달 말 37%에서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에 44%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무당층이 27%에서 18%로 급격히 낮아진 것을 감안하면 중도 표심이 막판에 민주당으로 쏠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난으로 불리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유권자들은 정권 심판보다 안정적 국정 운영을 지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래통합당은 중국인 입국 금지를 주장하고 마스크 대란 등의 책임을 정부에 물었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표심으로 이어진 효과는 미약했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이나 '사회주의 정부'라는 극단적인 공격은 오히려 역풍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통합당이 정권 평가라는 유리한 조건을 표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대안 세력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야 했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대통령 탄핵 같은 주장은 반대만 하는 정당으로 보이게 했으며,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를 떠올리게 해 민주당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선거법 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상정에 반대하며 물리적 저지에 나서 이른바 '동물국회'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원내대표로 주도적 역할을 했던 나경원 후보가 정치 신인 이수진 후보에게 패배한 것은 상징적이다.


선거 막판에 불거진 김대호 전 후보의 3040세대 비하,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관련 막말들은 통합당에 결정타로 작용했다. 특히 차 후보에 대한 제명 절차를 뒤늦게 밟았다가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후보직을 유지하게 된 것은 최종적 악재로 작용했다.


여론의 기저에는 검찰 개혁을 비롯한 기득권 체제 변화의 열망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선거운동 기간 중 검찰과 언론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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