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골프채 협박사건 범인, 모 후보 측 생활체육자문위원장 서모씨로 밝혀져” / 해당 후보 측 관련성 부인
21대 총선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오른쪽)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백화점 스타시티점 앞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은 지원 유세 나온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
대선을 2년 앞두고 치러지는 4·15 국회의원 총선거는 대권 잠룡들의 희비를 가르는 주요 변곡점이기도 하다.
여의도로 살아 돌아오는 여야 잠룡들은 정치적 입지를 단숨에 확대할 수 있다.
그러나 험지에 나선 여야 거물들의 생환 여부는 불투명해 총선 이후 대권구도는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다. 여의도 밖에선 총선에 불출마한 인사들이 저마다 존재감을 뽐내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최대 승부처는 단연 서울 종로다. 대권주자 1, 2위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한판 승부를 겨루게 되자, '미니 대선'이라는 타이틀까지 붙었다. '정치 1번지'인 종로를 누가 거머쥐느냐에 따라 대권가도에 가속이 붙을 수도,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로는 이낙연 후보가 황교안 후보를 여유있게 앞서고 있다. 아직 원내 입성을 하지 못하고 있는 황 후보가 종로에서 패할 경우 대표로서 당권은 물론,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에도 물음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서울 최대 격전지인 서울 광진을은 오세훈 후보의 운명을 쥐고 있다. 서울시장을 지내며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매번 대권잠룡 명단에 오르지만, 정치신인인 고민정 민주당 후보에게 질 경우 대권후보뿐 아니라 정계복귀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오 후보는 고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이다. 민주당은 광진을을 서울 핵심 승부처로 보고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고 후보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홍준표 무소속 후보는 이인선 미래통합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를 지낸 홍 후보는 이른바 '페이스북 정치'를 통해 황교안 통합당 대표에게 맹공을 가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황 대표가 종로에서 패하고 홍 후보가 여의도에 입성할 경우 통합당 복당 후 당권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도전한 김태호 후보도 통합당의 공천을 받은 강석진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는 홍 후보와 마찬가지로 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데, 이번 총선에서 험지 출마를 요구한 당 공천관리위원회와 갈등을 빚다가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유력 대권후보로 올라서려는 여야 중진들도 분투하고 있다. 대구 수성갑 현역인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지역구를 바꾸며 정면승부를 걸어온 주호영 통합당 후보와 겨루고 있다. 이른바 '표적공천' 위협을 받고 있는 김 후보는 자신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구에서 주 후보에 오차범위 내에서 밀리고 있다.
정치적 상징이 큰 PK를 거점으로 민주당 대권주자로 도약하려는 김영춘 후보(부산진갑)와 김두관 후보(경남 양산)도 경쟁 후보와 접전을 펼치고 있다.
총선 후보로 출마하지 않은 잠재적 대권주자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민주당에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실상 선대위원장급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임 전 실장은 당 선대위에서 공식 역할을 맡지는 않았지만, 이해찬 대표나 이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나 다른 선대위원장들보다 더 바쁘게 전국을 누비며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다.
당초 종로 출마를 계획했던 임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밝힌 뒤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 총선 선거유세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여권에서는 임 전 실장이 차기 대선이나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권 잠룡 명단에 이름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질문에 "송구하다. 우선 지금 총선에 몰두하겠다"고만 답했다.
야권에선 유승민 통합당 의원이 총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선대위에 공식적으로 포함되진 않았지만 전국으로 유세의 보폭을 넓혔다. 유 의원은 재난지원금 지급, 당내 막말 논란 등에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면서 황 대표와 각을 세웠다.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유 의원은 '개혁 보수' 이미지를 앞세워 합리적 보수와 중도층에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회 밖에서 몸집을 불리는 대권주자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을 통해 이슈 선점 경쟁에 한창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신천지' 강경 대응과 재난기본소득, '배달의민족' 압박 등 핵심 이슈들을 선점하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등 수혜를 누렸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도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선제적으로 주장하며 지지를 받았다.
지난 2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수성을 지역구에 출마한 홍준표 무소속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
한편 홍 후보를 향해 골프채를 휘두른 남성은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모 후보 캠프의 관계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홍 후보 캠프에 따르면 이 남성은 모 후보 캠프에서 생활체육자문위원장이라고 적힌 명함을 갖고 다니며 활동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홍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골프채 협박사건의 범인은 모 후보 측 생활체육자문위원장인 서모씨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서씨는) 모 후보의 초등학교 후배라고 SNS에서 밝힌 적도 있고, 명함을 갖고 그 후보 측의 SNS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 후보가 시켰을 것으로는 보지 않지만, 주민들의 축제인 선거가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당 후보 측은 "서씨는 지난 2월 15일 생활체육자문위원장으로 임명했다가 적임자가 아니라고 판단해 다음날 곧바로 해촉했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어 "서씨가 가지고 다니는 명함은 본인이 임의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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