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을 지켜주는 아줌마야.”
12일 서울 강서구 봉제산과 남부골목시장.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후보(서울 강서병)가 다가가자 주민들이 ‘웃는다’. 먼저 손을 흔드는가 하면, 사적인 이야기도 스스럼 없이 꺼낸다. 어린 자녀나 반려동물의 옆자리도 내어준다. ‘내리 3선’에 도전하는 여당 정치인이지만 주민들에겐 ‘일하는 아줌마’로 불린다.
4·15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한 후보의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3선’, ‘중진’은 머릿속에 없다. 공동체 변화를 추동하는 주민 목소리에만 집중한다. 애초에 ‘격식’과 거리가 먼 인물인데 가벼운 율동까지 곁들이며 주민들에게 다가간다.
한 후보는 “(재선, 3선 등) ‘선수’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이름만 중진이 아니라 주민 개개인 삶에 도움이 되는 의원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 300명 중 누군가는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사람을 돌봐야 하고, 누군가는 눈길조차 닿지 않는 곳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친근함에 ‘전문성’을 더한다. 한 후보는 오늘날 근로자들이 누리는 ‘주 52시간 근로제’(주 52시간제)의 ‘산파’ 역할을 했다. 8년전 19대 국회에 입성한 후 생애 첫 대표발의한 법안이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었다.
2011년 기준 1인당 평균 2116시간 일했던 ‘과로사회’와 결별하는 동시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향한 사회적 고민을 정책으로 담았다. 한 의원은 정권 교체 후인 20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아 끝내 ‘주 52시간제’를 관철시켰다.
한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특수고용직이나 자영업자라는 굴레에 빠진 실질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 안정망을 구축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강북횡단선과 서부광역철도 사업을 조속히 착공하고, 연내 월드컵대교를 개통해 ‘강서 지도’를 새롭게 그린다는 계획이다. 이날 거리에서도 해당 사업들에 대한 주민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한편 “반드시 지킨다”고 약속했다.
싸우지 않는 국회에 대한 소신도 드러낸다. 한 후보가 20대 국회에서 여당 간사를 맡은 국회 한노위는 한 차례 파행도 없었던 상임위로 주목 받았다. 한 후보는 “여야 의원들 모두 국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며 “대화와 소통, 협력을 통해 조금씩 양보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에선 ‘상임위 원칙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일부 상임위 파행은 있을 수 있겠으나 전 상임위가 멈춰서는 일은 없을 것”고 밝혔다.
이에 적잖은 주민들이 한 후보의 역할에 기대를 드러냈다. 전모씨(65·남)는 “한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 후보를) 알게 된 지 얼마 안됐는데 국회에서 일을 잘한다. 우리 같은 근로자들은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자녀들과 봉제산을 찾은 박모씨(43·남)는 “현 정권이 코로나19 사태 등에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녀들을 위한 투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A씨(34·여)도 “정당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이렇게)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정모씨(58·남)는 “한 후보를 지지한다”면서도 “여당이 조금 더 국민들이 화합할 수 있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줬으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이 지지하니까, 여당이 자기 뜻을 추진하되 야당도 좀 껴안고 이해하는 화합하는 정치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쓴소리도 나왔다. 김모씨(65·여)는 “(민주당이) 하도 독주를 한다고 하니, 당을 바꾸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이 노인 3명을 모시는 세상이 온다고 하는데 돈을 너무 퍼주면 좋지만 그 아이들한테 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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