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섣부른 예측 조심해야", 양정철 "이긴 것처럼 호언, 저의 의심해야"
이해찬은 "1당은 확보…과반 넘겨야" 자신감…임종석 등 전국 화력 지원
허종식-남영희 후보 지원 유세하는 이낙연 위원장 |
(서울·공주·보령·용인·인천=연합뉴스) 차지연 서혜림 홍규빈 기자 = 4·15 총선 전 마지막 일요일인 12일 더불어민주당은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면서도 여권 내부에서 나오는 '낙관론', '압승론'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특히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유시민의 알릴레오' 유튜브 방송에서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망한 것에 대해 잇따라 제동을 걸며 역풍을 경계하는 발언을 내놨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 구기동 유세에서 "민주당 안에 있는 사람들, 때로는 바깥에 있는 분들이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곤 한다. 그런 일은 조심하는 게 훨씬 낫다"며 유 이사장의 발언을 겨냥한 듯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누가 국민의 뜻을 안다고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나"라며 "국민의 뜻은 늘 준엄하다. 국민 앞에 늘 심판받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임하고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인천 남동을 윤관석 후보 지원 유세에서도 "일부 보도와 달리 우리 민주당의 이번 선거 전망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대단히 조심스러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소병철 후보와의 정책협약식에서 "최근 당 밖에서 우리가 다 이긴 것처럼 의석수를 예상하며 호언하는 사람들은 저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결코 호락호락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가 자중자애하면서 더 절박하고 더 간절하게 호소하고 몸을 낮춰 국난 극복을 위한 지지를 호소해야 겨우 이길까말까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직접적으로 유 이사장의 발언을 언급했다. 그는 "느닷없는 180석 논란이 생겼다. 여기에 우리 쪽과 가깝다고 알려진 논객이 빌미를 줘버렸다"며 "지역구 130석+알파(α), 알파의 크기는 클수록 좋다. 하지만 180석 논쟁이 알파의 크기를 축소할 위험성이 크다. 모두들 제발 3일만 참아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 구로을 윤건영 후보는 페이스북에 "선거 다 끝난 것처럼 오만한 태도는 안 된다. 아직 아무도 결과는 알 수 없다. 각자 자기 바람을 얘기하는 허황된 말들의 잔치일 뿐"이라며 "지금은 분위기에 취할 때가 아니다. 마지막까지 간절해야 한다. 겸손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김홍걸 공동선대위원장도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 발언 관련 기사를 올리고 "분위기가 좋은 건 사실이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여당의 공식 입장이 아닌 외부 인사나 언론의 얘기에 귀 기울이지 말기 바란다"고 썼다.
민주당의 '유시민과 선 긋기' 기류에 대해 열린민주당은 비판의 날을 세웠다. 열린민주당을 이끄는 손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양 원장의 발언 관련 기사와 함께 "이제 유 이사장까지? 많이 컸다 양정철"이라고 꼬집는 글을 올렸다.
박수현 지원유세 나선 이해찬 |
이해찬 대표는 이날 다른 지도부와 다소 결이 다른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표 역시 '겸손'을 강조했으나, 선거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보다 자신감 있는 전망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충남 보령·서천 나소열 후보 사무소를 방문해 "이번 선거에서 저희가 1당은 확보했다. 그러나 1당으로 그쳐선 안 된다"며 "2단계 목표는 우리가 과반 넘는 다수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주·부여·청양 박수현 후보 지원 유세에서는 "긴장을 늦추지 말고 겸손한 자세로 투표에 많이 참여하게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선거가 불과 3일 남았는데 이 3일 동안에 승부가 많이 갈린다"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낙관론 경계령'과는 별개로, 이날 '투톱'인 이낙연 위원장과 이해찬 대표가 각각 수도권과 충청에서 막판 쌍끌이 유세를 벌이는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선거운동에 화력을 집중했다.
특히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난 극복을 위해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하는 동시에 '막말 논란'이 잇따라 터진 미래통합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야당 심판론' 부각에 주력했다.
이낙연 위원장은 오전 종로 유세 후 경기 용인병(정춘숙), 인천 남동을(윤관석), 남동갑(맹성규), 연수갑(박찬대) 동구·미추홀갑(허종식), 서구갑(김교흥)을 차례로 찾았다.
그는 용인병 유세에서 "막말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던 지도자도 오늘 또 막말을 했다. 이렇게 위부터 아래까지 막말을 계속한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국민 여러분이 그 집단을 몽땅 혼내는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통합당 황교안 대표를 비판했다.
이해찬 대표는 충남 공주·부여·청양(박수현), 보령·서천(나소열)을 찾았다.
그는 "세계 어느 나라도 못 했는데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코로나19의) 고삐를 잡았다. 이렇게 훌륭하게 관리를 했는데도 통합당 사람들은 하나도 인정하지 않는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말했다.
양정철 원장은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소병철)에서 정책협약을 맺고 경남 거제(문상모), 경기 광명갑(임오경) 지원 유세를 벌였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서울 광진을(고민정)을 두 번째로 찾은 데 이어 금천(최기상), 관악갑(유기홍), 관악을(정태호)을 지원했다.
중진들이 꾸린 '라떼는 유세단'은 서울 강동갑(진선미), 강동을(이해식), 송파병(남인순), 서초을(박경미), 제주 제주갑(송재호)을 훑었고 '들러리 유세단'은 경기 동두천·연천(서동욱), 포천·가평(이철휘), 여주·양평(최재관)에서 표심을 공략했다.
지지 호소하는 고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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