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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500건 돌파...올 들어 폭발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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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접경지역의 야생 멧돼지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건수가 6개월만에 500건을 넘어섰다. 이달 들어서는 강원 양구·고성지역에서도 발생하는 등 발생지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경향신문

ASF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야생멧돼지 사체.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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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아프리카돼지열병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 멧돼지에서 ASF가 확진된 사례는 모두 51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9일 500건을 넘어선 이후에도 계속 확진 사례가 나오고 있다.

야생 멧돼지의 ASF 확진 건수가 500건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0월 3일 경기 연천군 신서면 DMZ 안의 야생멧돼지 사체가 처음으로 ASF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6개월여만이다.

시·군별 야생멧돼지 ASF 확진 건수는 화천군 203건, 연천군 196건, 파주시 89건, 철원군 27건, 양구군 2건, 고성군 1건 등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화천·연천·파주·철원지역에서 발생하던 ASF가 이달 들어서는 강원 양구와 고성 등에서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양구에서는 지난 1일, 고성에서는 지난 3일 각각 ASF 확진 사례가 나왔다.

ASF는 올해 들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초 야생 멧돼지 사체가 처음으로 ASF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2월말까지 3개월 동안 56건의 ASF 확진 사례가 나왔다. 하지만, 이후 3개월 사이 확진은 460건 이상 나왔다.

이처럼 ASF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은 정부가 ASF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한 광역울타리 안에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다른 멧돼지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른바 ‘상호감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경기 서쪽인 파주·연천에서 동쪽인 강원 철원·화천 지역까지 총 352㎞ 길이의 광역울타리가 설치돼 있는데, 야생 멧돼지들은 사실상 이 광역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상황이다.

수습본부 관계자는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멧돼지 중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다른 멧돼지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먹이가 부족해진 겨울철에는 잡식성인 멧돼지들이 ASF로 죽은 폐사체를 파먹는 경우까지 발생하면서 감염 속도가 더욱 빨라졌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야생 멧돼지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는 ASF가 사육돼지로 전염되는 것을 막는데 주력하기로 하고 최근 경기·강원 접경지역에 공중방역수의사 11명을 배치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9월 17일 경기 파주지역의 한 돼지 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ASF는 이후 연천·김포·강화지역으로 확산했다. 지금까지 국내 사육돼지에서 발생한 ASF는 모두 14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9일 이후에는 사육돼지에서의 ASF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다.

ASF가 어떤 과정을 통해 국내로 유입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발생한 ASF가 지난해 북한으로 확산된 점, 국내의 ASF 확진 사육돼지와 야생멧돼지가 모두 경기·인천·강원 북부지역에서만 나온 점 등을 고려하면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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