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갑 송재호 ‘4·3 추념식’ 발언 불씨 / 박형준 “文대통령, 측근 돕기 해명해야” / 서울 광진을 등도 의혹 지역구로 꼽아 / ‘세월호 막말’ 논란 차명진에 탈당 권유 / 사실상 선거 완주 길 터줘 비판 목소리
통합당 박형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 4·3 추념식 참석이 자신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는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제주갑) 주장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가 선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비판하는 입장문을 냈다. 송 후보는 지난 7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앞 거리유세에서 “문 대통령에게 ‘4월 3일 제주도에 와서 희생자 배보상 등을 위한 4·3 특별법 개정을 제주도민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약속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발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추념식에 참석해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생존해 있을 때 기본적 정의로서의 실질적인 배상과 보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전략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박 위원장은 “발언의 맥락으로 볼 때 청와대가 울산 부정선거에 이어 대통령의 측근 후보를 돕기 위해 나섰고, 이런 일이 제주뿐만이 아니라는 강한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문 대통령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통합당은 제주갑뿐만 아니라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서울 광진을, 서울 강동을 선거구를 관권선거 의혹 대상으로 꼽았다.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서는 민주당 당원들의 통합당 김진태 후보 선거 방해, 서울 광진을에서는 민주당 고민정 후보의 현직 주민자치위원 불법 선거 동원, 서울 강동을에서는 민주당 이해식 후보의 강동구청 비공개 자료(용역보고서) 이용 의혹이 있다고 통합당은 주장했다. 통합당 이진복 선대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합동 선거전략회의에서 “청와대와 여권의 관권선거 의혹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문 대통령이 민생 행보를 핑계로 전국을 다니는 것이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경기도 고양시 주엽역 앞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고양시 지역 지원유세에서 미래통합당 재21대 총선 고양시병 김영환 후보자, 고양시정 김현아 후보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
정치권에서는 통합당이 열세인 선거 국면을 뒤집기 위해 여권 인사의 ‘n번방’ 연루 의혹을 폭로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 본부장은 이에 대해 “그동안 계속 진행해 왔고 많은 제보를 받았다. (폭로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원석 선대위 상근대변인은 “주말에 한방 발표한다는 건 와전된 부분 없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조성은 ‘텔레그램 n번방 근절 대책 TF’ 위원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 TF는 명단에 관심이 없다”며 “정치 공작으로 n번방 피해자를 궁지로 몰아넣는 거라면 민주당은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한편 ‘세월호 유가족 폄훼’ 발언을 한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는 통합당 윤리위원회에서 ‘탈당 권유’ 징계를 받아 사실상 선거를 완주하게 됐다. ‘세대 비하’ 발언으로 제명된 김대호 후보(서울 관악갑)의 재심은 기각돼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은 박탈됐다. 윤리위원회는 이날 차 후보 징계 결정문에서 “선거 기간에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유해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다만 상대 후보의 ‘짐승’ 비하 발언에 대하여 이를 방어하고 해명하는 측면에서 사례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정 사유를 설명했다. 차 후보는 윤리위 결정에 대해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차 후보의 제명이 논의된 지난 8일부터 통합당 자유게시판에는 차 후보의 제명을 반대하는 글 수백건이 올라와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경기 양주 지역구 유세 운동 중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한심한 사람들”이라며 “나는 (차 후보를) 통합당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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