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블록체인 온라인 투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19일까지 연장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총선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총선이) 실시되기 때문에 투표율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투표가 대안으로 제시되며 그 효과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관계자는 지난 9일 디스트리트와 인터뷰에서 "지난 2018년 12월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투표 시스템 시범 사업을 구축해 지난해 12월까지 운영했다"며 "해당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운영됐으나 이번 총선을 비롯해 향후 대선 등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 마련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앞서 2018년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투표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민간분야의 투표·설문조사에 시범 실시한 바 있다. 해당 시스템은 유권자 인증·투표결과 저장 및 검증 과정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이용기관은 서울대블록체인학회, 금융투자협회,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울산대학교 총학생회 등 4곳이었으며 총 시범운영 건수는 선관위 내부 안건결정을 포함해 15건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모든 투표에서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투표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됐다"며 "현재 전문가 집단(민간기업)과 함께 향후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실제로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종합적인 계획서를 위탁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범 운영과정에서 블록체인의 확장성 문제를 포착하기도 했다"며 "실제 상용화 과정에서 기능적으로 어려움이 없을지를 함께 살피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엠보팅·민주주의 서울 플랫폼 등에 블록체인 기술 도입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 역시 지난해 3월부터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투표 '엠보팅'을 운영 중이다. 엠보팅은 블록체인 기반 전자투표시스템으로 아이콘루프 블록체인 엔진인 '루프체인'을 적용했다.
최근 엠보팅에 이어 민주주의 서울 플랫폼에도 블록체인 기반 투표를 도입했다. 민주주의 서울 플랫폼은 시민이 제안한 안건을 투표에 부쳐 시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민참여 플랫폼이다. 서울시 합의제 행정기관인 서울민주주의위원회가 지난 3월 개편해 새롭게 운영 중이다. 김동환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주무관은 "민주주의 서울 플랫폼은 기존 엠보팅을 운영하는 스마트도시담당관 블록체인팀 협조를 받아서 진행 중"이라며 "투표 이력이 블록체인에 저장되는 원리는 모두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블록체인을 온라인 투표에 도입함으로써 투표의 투명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양규석 서울특별시 스마트도시담당관 블록체인팀 사무관은 "엠보팅과 민주주의 서울 플랫폼 모두 공론화를 위한 시스템"이라며 "공론화를 위한 투표 결과를 블록체인에 입력하면 인위적인 위변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양 사무관은 이어 "블록체인 기술은 관리자 혹은 외부 침입 세력이 투표 결과를 변조할 확률을 막아준다"며 "이를 통해 투표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인플러그, 블록체인 기반 투표·조사 서비스 '더폴' 출시
블록체인 기술 기업 코인플러그도 투표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다. 코인플러그는 지난달 12일 블록체인 기반 투표·조사 서비스 '더폴'을 공개했다. 사용자는 더폴을 통해 온라인 투표·여론조사·서명운동 등을 진행할 수 있으며 해당 과정은 모두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누구나 투표 과정 및 결과를 검증할 수 있으며 조작의 우려도 적다는 설명이다.
더폴은 코인플러그의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메타디움의 DID(탈중앙화 신원인증) 기술을 활용했다. 사용자의 동의 없이는 개인의 신원 정보를 활용할 수 없는 DID 기술로 기존의 온라인 투표가 해결하지 못했던 '투표자 익명성'도 보장할 방침이다. 코인플러그에서는 DID 기술로 사용자가 개인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도 각종 조사와 서명에 참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복 및 허위 참여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재현 더폴 총괄팀장은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투표는 위변조 가능성을 방지할 뿐 아니라 비용 절감의 효과도 있다"며 "투표 과정을 디지털화함으로써 유권자의 참여도 편리하게 독려할 수 있어 투표율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술적으로는 총선과 대선 등에도 블록체인을 활용할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당장 활용하기에는 보안적 문제 등도 있어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폴은 지난 7일 매일경제와 미디어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총선 공약 지켜보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해당 캠페인에서는 서울 종로구 주요 후보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공약을 확인할 수 있다. 더폴은 서울 종로구를 시작으로 주요 지역구 후보들의 공약 지켜보기 캠페인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지영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