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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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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관권선거 부정한 날 송재호 “내가 文 제주 방문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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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제주 4·3 추념식 참석은 대통령으로서 당연한 직무” / “내가 요청” 여당 후보 발언으로 관권선거 논란 재점화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기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도 방문은 관권선거와 무관하다”는 청와대의 입장 표명이 있은 당일 4·15총선 제주 제주시갑 지역구에 출마한 여당 후보 입에서 “내가 문 대통령에게 제주도 방문을 요청했다”는 말이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야당들을 중심으로 다시 관권선거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제주시갑)는 지난 7일 오후 제주시의 한 시장 앞 거리 유세에서 “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야기했다. 대통령님을 모시고 제가 3년간 봉사하지 않았나. 저를 위해 해줄 게 하나 있다. 4월3일 제주도에 와서 유족 배·보상을 위한 4·3특별법 개정, 반드시 제주도민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약속하시라. 여러분 (대통령이 실제로) 약속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말했다.

제주대 교수 출신인 송 후보는 문재인정부 들어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그가 ‘대통령님을 모시고 제가 3년간 봉사…’ 운운한 대목은 균형발전위원장을 지낸 인연을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미래통합당 등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송 후보 말대로 문 대통령이 송 후보 요청으로 제주도 4·3 추모행사에 참석한 것이 맞는다면 청와대가 관권선거를 한 것이고, 만약 송 후보 말이 거짓이라면 문 대통령을 빙자한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유세하는 더불어민주당 제주시갑 송재호 후보. 연합뉴스


논란이 확산하자 송 후보 선거사무소는 이날 해명자료에서 “지난 7일 유세 현장에서 대통령과 저의 일치된 노력의 과정을 설명하려 했다. 4·3 해결을 향한 대통령의 약속에는 제 노력도 담겨 있음을 전하려 했는데, 유세 도중 언급한 말들이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았다”며 “제 표현이 오해를 부른 점에 대해서는 도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문제는 송 후보가 거리 유세에서 문 대통령을 언급한 7일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야당과 일부 언론이 제기한 관권선거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는 점이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제주 (4·3) 기념식 방문은 대통령으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한 것”이라며 “청와대는 이미 선거와의 거리두기를 선언했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한 야당과 일부 언론을 향해 “오로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에 전념하는 청와대로서는 관권선거는 한 일도 없고, 할 일도 없고,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고 일갈했다.

청와대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문 대통령의 4·3 행사 참석에 앞서 송 후보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 ‘선거와 거리두기’ 약속이 결국 허언이었음이 드러나는 셈이다. 문 대통령이 송 후보 의사와 무관하게 제주도를 방문한 것이라면 송 후보가 대통령까지 내세운 악성 거짓말을 한 셈이니 어느 쪽으로 판명이 나든 ‘후폭풍’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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