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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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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6] 송재호 "저를 위해" 대통령 제주4·3추념식 참석요청 발언 논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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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유세 중 발언…야당 후보 "선거에 대통령 끌어들여" 송 후보에 사퇴 요구

연합뉴스

제주시오일장에서 유세하는 송재호 후보
[연합뉴스 자료 사진]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 제주시갑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4·3희생자 추념식 참석을 자신이 요청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송 후보는 지난 7일 오후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앞 거리유세에서 "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야기했다. 대통령님을 모시고 제가 3년간 봉사하지 않았나. 저를 위해 해줄 게 하나 있다. 4월 3일 제주도에 와서 유족 배·보상을 위한 4·3특별법 개정, 반드시 제주도민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약속하시라. 여러분 (대통령이 실제로) 약속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말했다.

송 후보는 이 발언에 바로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4·3특별법 개정 가지고 72년 한 맺힌 유족들의 한, 보상하느니, 못하느니, 누구 잘못이니 하는 사이에 흐트러질 수 있다. 우리가 그렇게 논쟁해 버리면 '저건 안 해도 되나 보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선 안 되겠다(고 말했다)"고 발언했다.

제주4·3특별법과 유족 배·보상 문제에 대해 정치권에서 책임 논쟁만 하다 보면 진척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송 후보가 문 대통령에게 4·3 추념식에 참석해 배·보상 약속과 4·3특별법 개정을 약속해달라고 사전에 요청했다는 의미다.

지난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 추념식에는 문 대통령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에서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상과 보상의 실현을 약속하고 4·3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정치권에 당부했다.

총선 후보자가 총선을 앞두고 열린 추념식에 대통령 참석을 요청했다는 발언에 대해 지방 정가에서는 이번 제주4·3 추념식의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문 대통령의 추념식 참석과 약속 발언이 특정 총선 후보자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면 대통령의 선거 개입 시비를 부를 수도 있다.

지방 정가에서는 또 송 후보가 문 대통령의 추념식 참석과 약속 등을 요구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해 "송 후보의 망언으로 문 대통령의 4·3추념식 참석과 희생자 및 유족 배·보상 약속이 송 후보의 요청으로, 송 후보를 위해 해준 것같이 됐다"며 "청와대와 민주당 중앙당과 도당에서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립적인 자세를 지켜야 할 대통령을 자신을 위해 이용한 송 후보는 최소한의 양식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 후보 자격이 없다"며 송 후보에게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또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수사기관과 선관위에 요청했다.

정의당 고병수 후보 선거대책위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을 연상하게 된다"며 "송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송순실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낙하산 후보도 모자라 '평화와 인권이 밥 먹여주느냐'는 발언과 성매매 방지 특별법에 대한 발언에 이르기까지 송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모습은 실망 그 자체이자 또 다른 적폐에 불과하다"면서 "제주4·3 유족과 도민들께 사과하고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말했다.

무소속 박희수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문 대통령은 절대 선거 개입을 할 분이 아니다"라며 "(송 후보가) 문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며 정쟁화하는 것은 마치 악어의 눈물을 보는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권자들을 현혹해 판단을 흐리게 하는 허위사실을 공표하거나 막말을 일삼는 정치꾼이 발을 붙여서는 안 될 것"이라며 송 후보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즉각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송 후보 선거사무소는 해명 자료를 내 "지난 7일 유세 현장에서 대통령과 저의 일치된 노력의 과정을 설명하려 했다. 4·3 해결을 향한 대통령의 약속에는 제 노력도 담겨있음을 전하려 했는데, 유세 도중 언급한 말들이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았다"며 "제 표현이 오해를 부른 점에 대해서는 도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도 도민 여러분과 함께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장관급)에 이어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 2월 총선 출마를 위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직에서 사퇴했다.

이어 민주당의 제주시갑 선거구 전략 공천을 받았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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