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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으로 TV시청 늘었지만 경영난에 울상짓는 방송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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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 광고매출 급락…작년 비상경영 이어 '엎친 데 덮친 격'

연합뉴스

KBS MBC SBS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만성적인 적자 위기로 지난해 비상경영에 돌입한 지상파 3사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나며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초반 국면만 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TV시청 시간이 늘며 호재로 작용하는 듯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며 세계 경제 침체기에 들어가자 예상 광고매출도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방송가에 따르면 KBS, MBC, SBS는 이달 초부터 일제히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 절감에 들어갔다.

양승동 KBS 사장은 이달 1일 조회사에서 재무 위험 단계를 '심각 단계'로 판단하고 비용예산을 긴축하기로 했다는 재정안정화전략회의 결과를 공유했다.

이에 따라 시급성 낮은 연구사업, 홍보 예산, 교육훈련 예산 등을 비롯한 일반사업비와 프로그램 제작비가 축소된다. 규모는 189억7천만원이다.

양 사장은 "1∼2월 광고수입이 목표 대비 78%의 실적을 내서 84억원 미달했다. 3월 광고는 목표 대비 65%로 80억원이 미달이다"라며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한다면 올해 당기손익은 -(마이너스) 522억원, 사업 손익은 - 1천269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어 "효율적인 조직 및 인력 운용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인건비 삭감까지 예고했다.

MBC는 이달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경비절감 1단계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업무추진비와 취재활동비, 제작진행비를 직급과 보직 여부에 따라 적게는 30% 삭감하고 많게는 폐지했다.

최근 박성제 MBC 사장은 직원들에게 위기 상황을 공유했다. 그는 "올해 1분기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93억원 줄었고 3월까지 영업 손실이 245억원에 달한다"며 "4월 광고 청약은 전년 대비 50% 수준으로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SBS 또한 비용절감 조치를 위한 구성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정훈 SBS 사장은 "1분기를 마친 현재 TV 광고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0억원이 감소했다"며 "더 심각한 것은 4월 광고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역성장해 12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훈 사장은 "광고 이외에도 협찬, 공연사업, 글로벌 공동제작, 해외촬영 등 수익 차질이 벌어지는 분야가 한둘이 아니다"라며 국내외 연수 중단과 업무추진비·취재비·진행비·회의비 삭감 등을 통해 총 150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공지했다.

지상파 3사는 가중되는 경영난 때문에 올해 총선 출구조사도 포기할 뻔했으나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대의명분 하에 72억원을 드는 출구조사를 강행하기로 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올해 초엔 시청률 두 자릿수를 훌쩍 넘기며 인기를 끈 드라마가 여럿 나왔지만 높을 시청률이 수익으로 이어지지가 않는다"면서 "제작 현장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까 노심초사하는 가운데 경영 악재까지 겹쳐 울상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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