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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시진핑 방한 '상반기'라더니 '연내 조기'로 말바꿔

조선일보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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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시진핑 방한 '상반기'라더니 '연내 조기'로 말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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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본지 보도 '사실 아니다'면서도 반박 논리 제시 못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일(현지시각) 베이징 다싱구에서 열린 식수 행사에서 마스크를 쓰고 손을 흔드는 모습. /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일(현지시각) 베이징 다싱구에서 열린 식수 행사에서 마스크를 쓰고 손을 흔드는 모습. /신화 연합뉴스


청와대는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訪韓) 연기설’에 대한 본지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사실왜곡 보도에 유감”이라는 말도 했다. 하지만 해당 기사의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대해선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대신 청와대는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그간 일관되게 밝혀온 “올 상반기 조기 추진”이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상반기’라는 말은 은근슬쩍 빼고 “조기 방한 사실에 변동이 없다”고 했다. 본지 보도대로 시 주석의 ‘상반기’ 방한이 어려워지자 정부가 방한 시기 범위를 ‘하반기’도 포함된 ‘연내’로 확대 수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가 상반기 중 성사시키기 위해 공들여 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하반기 이후로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6일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정부가) 6월 내 시 주석의 단독 방한을 추진했지만,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상황이 지속돼 현실적으로 시 주석의 방한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미국을 포함해 세계 주요국 대부분이 ‘코로나 패닉’에 빠진 국제적 분위기,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의 불투명한 일정 등 여러 상황을 ‘시 주석의 방한 시기 연기’의 근거로 제시했다. 통상 양회는 2주 정도 이어지고, 개막 자체가 다음 달로 밀릴 가능성도 있어 시 주석의 상반기 방한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점도 설명했다.

아울러,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정부가 성과로 내세울 만한 사안이 마땅치 않은 점, ▲코로나 사태로 중국인이 한국 교민 집에 못질하는 등 각종 부당한 대우로 한국 내 반중(反中) 정서가 비등해진 점도 연기론에 영향을 줬다고 취재를 통해 기사에 담았다. 본지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한·중 실무진 간에는 ‘코로나 상황을 보아 가며 방한 시점을 조정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양국이 일정을 긴밀히 조율하는 상황도 전하며 일정 변화의 여지를 뒀다.

청와대가 언론 보도에 틀린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기사의 어느 부분이 틀렸고, 이 부분은 이래서 아니라고 충실히 설명을 하면 될 일이다. ‘입맛에 맞지 않는 기사’라고 별다른 반박 논리나 사실 근거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면서 “사실 왜곡”이라는 주장만 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월 '시진핑 주석 방한이 3~4월에서 6월로 잠정연기'됐다는 취지의 본지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유감”이라면서 “시 주석의 방한은 올해 상반기에 확정적이라고 밝혔지만, (3~4월이라는 구체적) 시기에 대해선 밝힌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 이번에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시 주석의 방한이 ‘상반기’도 어려워져 ‘하반기’로 연기될 것이란 본지 보도가 나오자 이제는 ‘상반기’는 쏙 빼고 ‘올해 조기 방한’이라고 말을 바꿨다.


청와대의 ‘닥치고 오보’ ‘일단 왜곡’ 해명을 검증과 취재 없이 중계방송식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의 보도 태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날 시진핑 방한 연기에 대한 청와대의 발표를 인용하면서 청와대나 외교부, 중국 대사관 등을 상대로 추가 취재를 한 매체는 거의 없었다. 청와대 설명을 그대로 옮기는 보도를 하면서 ‘속보’같은 부제를 붙인 곳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이반 두케 마르케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통화하며 코로나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이반 두케 마르케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통화하며 코로나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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