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정기세일서 해외·가전만 플러스
결혼에 필요한 보석·시계·가전이 대부분
혼수 수요 탓에…‘고객 지갑여나’ 착각
특히 최근의 백화점의 실적 개선은 혼수 수요가 불러온 착시효과다. 백화점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출 개선 품목은 혼수 관련 제품에 국한됐다. 혼수 품목 등 일부 품목의 실적 호조가 마치 백화점 매출 개선으로 보이는 일종의 착시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자료제공=롯데백화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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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빅3 백화점의 지난 주말(4월 3일~5일) 봄 정기세일 매출은 전주보다 평균 10.1% 늘었다. 롯데가 17.9%로 신장폭이 가장 컸고 신세계 7.1%, 현대 5.3% 등의 순으로 매출이 개선됐다. 하지만 지난해 세일기간과 비교해서는 아직도 두자릿 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신세계가 매출이 18.2% 떨어졌고, 롯데와 현대도 각각 14.2%, 12% 역신장했다.
백화점 매출이 그나마 개선되고 있는 것은 생활가전과 해외 명품 덕분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같은기간 생활가전이 전주보다 67.8% 더 팔렸다. 지난해 세일 기간 보다도 매출이 25.9% 많아졌다. 해외명품 역시 전주보다 24.6%, 지난해보다 6.3% 매출이 확대됐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해외명품은 지난해보다 1.3%, 가전도 30%대의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절벽이 가전과 명품만 비켜간 셈이다.
지난해 세일기간 보다 많이 팔린 가전, 해외 카테고리 매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혼수 품목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가전 품목의 경우 보통 봄 정기세일 때 많이 팔리는 공기청정기나 건조기 등 보다 8K 대형 TV, 냉장고 등 혼수가전이 주로 팔렸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달 중순 이후(3월 16일~31일) 가전 매출을 보면, 65인치 이상 크기의 초대형 TV가 TV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했다. 특히 8K TV와 QLED TV, 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매출이 2배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예비 부부들이 백화점 가전매장에서 혼수 가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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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명품 역시 의류나 잡화보다 예물과 관련이 있는 보석이나 시계류가 매출 신장을 주도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주말 해외 의류(-18%)와 잡화(-30%) 등은 매출이 두자릿 수대의 역신장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고가의 제품이 많은 보석·시계류는 매출이 32% 늘었다. 브랜드 역시 혼수나 예물 제품이 많은 샤넬, 루이비통 등의 브랜드가 인기를 끈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백화점에서 혼수 품목이 호조를 보인 것은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이 코로나19 때문에 결혼식은 하반기로 미뤘지만, 신혼집 계약은 부동산 계약의 특성상 미루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신혼집을 비워두느니 차라리 백화점 세일 기간을 활용해 가전을 구매, 집을 채운다는 설명이다. 백화점에 나온 김에 반지나 시계, 가방 등 혼수 품목 관련 매장도 들르다 보니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즉 소비심리 개선으로 의류나 잡화, 식품 등 모든 카테고리의 소비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혼수 등 일부 목적구매 품목의 구매가 매출 개선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의 지난 주말 매출 개선은 결혼식이 미뤄진 예비 부부들의 혼수 품목에 국한돼 착시를 일으킨 측면이 있다”며 “백화점의 세일 실적을 보며 소비심리가 개선됐다고 단언하기는 사실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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