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 후 신인드래프트 낙마…대학에서 심기일전
자체 청백전서 불방망이 과시…올 시즌 활약 기대
SK 신인 선수 최지훈 |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외야 경쟁에 대졸 신인 최지훈(23)이 뛰어들었다.
최지훈은 최근 팀 자체 청백전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그는 9차례 청백전에 모두 출전해 33타수 10안타로 타율 0.303을 기록 중이다. 팀 내 가장 많은 안타를 터뜨렸고, 타율은 6번째로 높다.
5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는 퓨처스팀 중견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최지훈은 2회 2사 만루 기회에서 새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를 상대로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만들었다. 4회에도 핀토를 두들겼다. 2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타점을 추가했다.
최지훈의 혜성 같은 등장에 SK는 한층 고무된 눈치다.
SK 외야엔 노수광, 한동민, 고종욱, 김강민 등 주전 선수들이 있지만, 그동안 이들이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일 때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적었다.
최지훈은 기존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는 한편, 상황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는 조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지훈이 자신의 이름을 알린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는 광주일고 재학시절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는 "고교 재학 시절 내야수로 뛰었는데, 체격이 왜소하고 송구 실력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국대에 진학한 뒤에도 밝은 미래는 보이지 않았다.
최근 대학 야구는 우수한 고졸 선수들이 대부분 프로에 입단하면서 전반적인 실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리그 질이 떨어지다 보니 우수한 선수가 발굴되는 사례도 드물다.
프로팀들은 점점 대학 야구를 외면하고 대학선수들은 일찌감치 선수 생활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최지훈은 "대학 재학 시절 의욕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라며 "특히 대학교에선 모든 선수가 필수적으로 수업을 들어야 해 충분히 훈련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지훈은 신인드래프트 미지명의 아픔을 곱씹으며 심기일전했다.
대학교 2학년 때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게 컸다. 내야 수비에 관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떨쳐내자 타격 실력이 빠르게 향상됐다.
최지훈은 강한 어깨와 빠른 발, 정확한 타격 실력을 바탕으로 대학 리그를 평정한 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에서 SK의 지명을 받았다.
최지훈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올해 미국 스프링캠프에선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2차 캠프까지 살아남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군 경기 데뷔전은 기약 없이 미뤄졌지만, 최지훈은 청백전에서 남다른 실력을 과시하며 새 시즌 전망을 밝히고 있다.
그는 "고교 졸업 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을 때 부모님이 매우 힘들어하셨다"며 "부모님의 모습이 열심히 훈련하게 된 계기가 됐는데, 프로 무대에서도 꼭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