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4시 기준 네이버 사회 분야에서 가장 많이 본 기사 1위에는 ‘숨진 내과 의사, 확진자 2명을 진료했다’는 제목의 기사가 올랐다. 대구 지역의 60대 내과 의사가 코로나 확진자를 진료하다 감염됐고,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는 보도였다.
댓글에는 ‘의료인 무시하는 나라는 선진국 아니다’‘처음부터 의협의 중국 입국 금지 권고를 받아들였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등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이 달렸다.
그러자 트위터에서 조직적으로 이른바 ‘네이버 댓글 좌표찍기’를 하는 친문 네티즌들이 해당 기사 공유에 나섰다.
작전은 양갈래로 진행됐다. 정부 비판 댓글을 비(非)추천하고, 해당 글의 작성자를 ‘일베 회원’으로 낙인찍는 댓글을 추천했다. 동시에 언론을 공격하거나, 코로나 사인(死因)을 부인하는 가짜뉴스 댓글을 쓰는 것이었다.
친문 네티즌들이 트위터에서 공유한 추천, 비추천 댓글 목록. 일부는 시간이 지나자 삭제했다/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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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추천한 댓글 중에는 ‘어제 저 의사분 미리 사망시킨 언론들이 무슨 할말이 있는지. 저 분 코로나는 완치되셨다고 다른 기사에서 봤어요’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당 댓글은 순공감수 3위 댓글에 올랐다.
해당 기사에 달린 순공감수 많은 댓글 5개. 트위터에서 공유된 기사들만 한시간여 뒤 베스트 댓글에 올랐다./네이버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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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는 정부의 브리핑과 명백히 배치되는 내용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정확한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의무기록 확인과 중앙임상위원회의 추가적인 검토 등이 필요하나, 대구에서 사망진단을 한 주치의는 코로나19 관련 사망으로 분류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심한 폐렴이 있었고, 폐렴을 치료하는 과정 중에 또 심근경색증의 치료를 받으신 걸로 되어 있다”며 “현재로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사망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댓글을 단 네티즌은 19대 대선 한 달전인 2017년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해 510여개가 넘는 댓글을 남겼다. “국제무대에서 더이상 조연이아니라 마땅히 내야할 목소리를 낼줄아는 대통령을 가져서 너무 행복하다ㅜㅜ” 같은 내용도 포함됐다.
'고인분은 코로나 완치됐다'는 댓글을 단 아이디의 과거 댓글 이력. /네이버 캡처 |
이 네티즌은 해당 기사 외에 다른 내과 의사 관련 기사들에도 ‘이 분 코로나는 완치되셨어요 심장이 안 좋으셔서 그렇지’라는 내용의 댓글들을 남겼다. 이날 트위터에서 친문 네티즌들이 추천을 누르도록 공유한 댓글들은 다른 댓글들과 달리 기사가 작성된지 1시간여 뒤인 오후 4시13분∼4시15분 사이에 올라왔다.
[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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