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역사적 저점 0.15배까지 떨어져
주가 회복에도 증권가 눈높이 하향 중
유가 방향 불확실…전기료 인상·개편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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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한국전력이 최근 유가 하락세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기요금 체계 개편도 탄력을 받기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코스피 전기가스업의 확정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9배로, 코스피 업종 중에서는 은행(0.18배)과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코스피 전체는 0.70배 수준이었다.
전기가스업 PBR는 거래소가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저치다. 전기가스업에 속해 있는 한전 역시 PBR가 0.18배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 19일에는 역사적 저점인 0.15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PBR가 1배 미만이면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실제 한전 주가는 바닥권에 맴돌고 있다. 지난 19일 종가는 1만6250원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8월 18일(1만6000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1만9000원대로 다소 회복하기는 했지만, 증권가 시각은 낙관적이지만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에 대한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전일 현재 2만8200원으로, 1년 전(4만1615원)에 비해 32.24%, 1개월 전(3만615원)에 비해 7.89% 하향 조정된 상태다.
무엇보다 한전의 발전단가 절감 수혜를 기대하게 했던 국제유가 급락세에 제동이 걸렸다. 주요 산유국의 증산 경쟁으로 추락하던 유가는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소식을 알리자마자 20% 가량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이 1220원을 넘는 상황에서 유가마저 상승세로 돌아서면 영업이익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미 한전은 2년 연속 적자를 냈고, 지난해에는 11년 만에 최대인 영업적자(1조3566억원)를 기록했었다.
코로나19 사태도 주가 회복에 걸림돌이다. 특별재난지역 소상공인 전기요금 감면 및 저소득층 납부 유예 정책이 실시되는 데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전기료 인상을 추진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그 대신 국제 연료 구입가격과 전기료를 연동하는 연료비 연동제 도입 카드를 검토하고 있지만, 유가 향방이 불확실한 상황에선 힘을 얻지 못할 수 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기요금 지원사업은 한전이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크게 부각되고 있던 전기요금 개편 기대감은 그만큼 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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