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2 유세 첫날부터 비례 논란
“4·15 투표” “2번에는 둘째 칸” 비례당 기호 함께 부각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일 각 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들과 사실상 ‘한 몸 유세’를 펼쳤다. 민주당은 4·15총선 투표 독려를 명분으로 숫자 1과 5를 크게 부각시켰고(오른쪽 사진), 통합당은 한 현수막에 두 정당의 홍보를 금지한 선거법을 피해 ‘2번에는 둘째 칸입니다’라는 표어를 내걸었다. 수원=뉴스1·김동주 기자 zo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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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 두 거대 정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들이 4·15총선 선거운동 첫날부터 ‘한 몸 유세’를 펼쳤다. 졸속 창당과 공천에 이은 ‘꼼수 선거운동’으로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총선판을 거대 정당들이 앞장서서 희화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2일 새벽 미래통합당의 서울 동대문 선거유세 현장에 통합당 ‘해피핑크’ 점퍼를 앞뒤로 뒤집어 입은 채 나타났다. 이어 통합당 경기도당을 방문한 자리에선 ‘이번엔 둘째 칸입니다’라고 적힌 스티커로 가슴의 숫자 4번을 가렸다. 후보자나 선거사무원이 아니면 특정 정당의 기호나 당명이 적힌 점퍼나 소품을 착용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68조를 피하기 위해 당 기호가 적힌 앞면을 가린 것.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미래한국당은 17개 시도의 2배수인 선거사무원을 34명만 등록할 수 있다. 선거사무원으로 등록되지 않은 원 대표는 당 기호가 적힌 점퍼를 입을 수 없었던 것이다.
더불어시민당은 논평을 내고 “옷을 뒤집어 입고 스티커로 가려도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저열함은 감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이날부터 ‘쌍둥이 버스’를 띄우며 노골적으로 ‘기생 선거운동’에 나섰다.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총선 공동 출정식이 열린 국회 본청 앞에는 똑같이 생긴 파란색 버스 두 대가 나란히 등장했다. 한 대엔 민주당, 한 대엔 더불어시민당이 적혀 있었고, 두 대 모두 노란색으로 숫자 1과 5를 크게 부각했다. 선거일인 4월 15일을 나타낸 것이라지만,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전국 기호인 1번과 5번을 홍보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정당의 업무용 차량에 기호는 적지 못하게 한 선거법 조항을 피해가려는 ‘꼼수’인 것. 앞서 모(母)정당의 홍보 현수막에 위성정당을 함께 홍보할 수 없다고 밝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쌍둥이 버스 운행도 같은 사안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다.
위성정당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선거운동 첫날부터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야당발 비례대표 전문 정당을 중앙선관위가 등록해 주기로 한 때부터 충격이 왔다”며 “맞지 않다면 원천적으로 그렇게 하지 못하는 정당법 정리가 선행될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창당부터 공천, 공약에 이어 선거운동까지 모두 졸속으로 만들어버린 거대 양당이 이제 와서 제도 탓, 남 탓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관위가 유권해석을 내리면 정당들이 빈틈을 재공략해 또 다른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김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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