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전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유동성 위기 심각 / '감원 칼바람'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건 아닌지 우려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달간 '셧다운'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이 결국 직원의 절반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사에서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최근 근로자 대표와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방향을 전달했으며 이를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사측은 기재 운용 등을 따져봤을 때 현재 필요 인력이 930명 정도라고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직원수가 1천680명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45%인 750명 정도를 구조조정하는 셈이다.
사측은 일단 조만간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뒤 신청자 수가 구조조정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해당 인원만큼을 정리해고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해고 시점은 5월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아직 최종 구조조정 규모나 일시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대략적인 방향을 잡고 퇴직금 등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 23대 가운데 2대를 이미 반납했으며 8대도 리스 계약을 종료하고 반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운항률이 급감한 만큼 부득이한 조치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30일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4월1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통보하기도 했다.
이미 유동성 부족으로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했으며 3월에는 아예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스타항공 뿐만 아니라 항공업계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 처한 탓에 향후 이 같은 '감원 칼바람'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업계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여러 차례 살릴 기회가 있었지만 정부의 유동성 지원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은 탓에 결국 대규모 정리해고에까지 이르게 됐다"며 "향후 이스타항공과 같은 사례가 더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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