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궁금했다. 사람들이 이 정당들을 얼마나 알고 투표를 할까하고. 그래서 지난 30일부터 이틀 동안 중앙선거관리 위원회에 등록된 주소 대로 각 당의 중앙당사들을 찾아가 보았다. 모든 당을 갈 수는 없어서 그동안 한번도 못들어본 당들 위주로 열 곳을 가보았다.
이름도 낯선 정당들의 당사는 예상 밖이었다. 제대로 사무실을 갖추고 열심히 준비하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당 문패가 없거나 임대 표시가 된 빈 사무실도 있었다. 중앙당사가 비어있는 정당들은 선관위에 등록된 전화번호로 여러번 연락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기자가 이틀간 찾아가본 군소 정당들의 당사 유형을 4가지로 분류해보았다.
#공간 공유형
기호 13번 ‘가자코리아’당 중앙 당사는 서울 종로구 백석동길 222로 대한민국 만년역사 연구원과 대한민국 미래문명 연구원이 같은 건물을 쓰고 있었다. 30일 방문했을땐 차량 출입을 막는 끈이 처져 있고 문이 잠겨서 내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 당 문패 또한 부착되어 있지 않아 외부인은 중앙당사 건물인지도 알 수 없었다.
서울 종로구 가자코리아 중앙당사 주소로 찾아간 곳(가운데 한옥). 대한민국만년역사·미래문명연구원 간판이 있고, 출입문은 닫혀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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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14번 ‘가자!평화인권당’ 중앙당사는 서울 종로의 한 빌딩 3층에 있었다. 건물 1층 입구엔 A4 크기 흰 종이에 인쇄된 당 문구가 부착되어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중앙당사 입구는 사단법인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 한국유족회 문패와 함께 부착되어 있었다. 당사 내부를 들여다보니 당명이 적힌 플래카드가 보였고 당 관계자들이 일하고 있었다.
‘가자!평화인권당’ 중앙당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한 빌딩 당사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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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33번 ‘중소자영업당’ 중앙당사가 있는 서울 구로구의 사무실이 밀집한 건물 6층. 당 간판 대신 회사 간판이 부착되어 있고, 문은 잠겨있었다.
중소자영업당 중앙당사 주소로 찾아간 서울 구로구 사무동 빌딩에 당 간판 대신 회사 간판이 걸려 있고 문은 잠겨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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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방형
기호 20번 ‘깨어있는시민연대당’ 중앙 당사는 서울 중구 다산로 169 4층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18일 창당 행사를 치른 흔적과 함께 임대 문구가 부착되어 있었다. 문은 건물 입구부터 잠겨 들어갈 수 없었다. 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임대료를 고려해 여의도로 사무실을 옮겼다. 14일 안에 다시 신고를 해야하지만 바쁜 선거 일정으로 인해 미처 못했다."고 했다.
깨어있는시민연대당 중앙당사 주소로 된 서울 중구 다산로 건물은 30일 오후 입구가 잠겨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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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21번 ‘남북통일당’ 중앙당사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한 업무단지에 있었다. 사무실 조명은 꺼져 있고 문은 잠겨 있었다. 여러번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남북통일당 중앙당사로 알려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사무실 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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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34번 ‘충청의미래당’ 중앙 당사는 서울 마포구 백범로의 한 빌딩 사무실로 적혀있었지만, 당명이 적힌 간판이나 문패를 찾을 수 없었고, 역시 문은 잠겨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충청의미래당 중앙당사에 간판은 없고 문이 굳게 닫혀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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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형
기호 29번 ‘여성의당 ‘ 당사는 서울 마포의 한 빌딩 5층에 있었다. 입구엔 당명이 적힌 간판이 보였고, 내부엔 선거 일정을 준비하는 내용이 칠판에 빼곡히 적혀있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홍보 현수막을 크게 걸고 유권자들에게 노출이 잘 되기 위해 당사 건물을 선정했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여성의당’ 중앙당 사무실에서 당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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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32번 ‘자유의새벽당’ 중앙 당사는 서울 성동구의 오피스텔 2곳을 임대해 선거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곳은 당 업무를 보고, 다른 곳은 당의 정책과 의견을 내놓는 유튜브 제작소로 운영되고 있었다. 당 대표는 "당원들의 귀중한 후원금으로 마련된 당사가 불필요하게 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자유의새벽당 중앙당사가 있는 서울 성동구 오피스텔에서 강기훈 당대표(오른쪽)가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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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형
기호 16번 허경영 대표의 ‘국가혁명배당금당’ 당사는 여의도 국회 앞에 있는 한 빌딩에 자리하고 있었다. 입구엔 허대표의 초상사진이 부착되어 있고 사무실 규모도 제법 컸다. 중앙 당사가 럭셔리해보인다고 묻자 당 관계자는 "외양 보다 우리 당이 준비한 공약으로 평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여의도 ’국가혁명배당금당’ 중앙당사 회의실. 허경영 대표의 사진이 벽에 걸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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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여의도 지하철 9호선 샛강역 주변 건물에 위치한 기호 17번 ‘국민새정당’ 당사를 찾았을 땐 마침 당원들이 파란색 점퍼를 입고 회의중이었다. 이 당 곽은영 대변인은 "건강한 부모 밑에서 건강한 자식이 자라듯이 당사를 제대로 갖추어 당원들을 지원하려고 한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센터빌딩 ‘국민새정당’ 중앙당사에서 신재훈 당대표를 포함한 당 관계자들이 회의를 하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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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고운호 기자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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