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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바닥 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3월 들어 급락을 시작한 유가는 2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10달러대로 떨어지는 것도 시간문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과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원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에 투자하는데 있어 신중하고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유가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관련 상품의 '롤오버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유가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장기 투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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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없는 국제유가 장중 10달러대까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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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 거래일 대비 1.42달러(6.6%) 떨어진 배럴당 20.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02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 한때 9% 넘게 하락하며 20달러선까지 무너졌다.
유가가 급락하자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원유 관련 상품에 몰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한달 간 'KODEX WTI 원유선물(H)'와 'TIGER 원유선물 Enhanced(H)'를 각각 4199억원, 2168억원을 각각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KODEX WTI 원유선물(H)와 TIGER 원유선물 Enhanced(H)는 투자 자산의 60% 이상을 WTI 원유선물과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고 하락세를 그리면서 급락했다. KODEX WIT 원유선물(H)는 이번달 들어 약 55% 떨어진 7200원대, TIGER 원유선물 Enhanced(H) 역시 같은 기간 약 53% 급락한 15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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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증산 본격화…단기 유가전망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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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상품의 기초지수가 되는 원유의 저가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으로 수급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이진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감소된 상황에서 오히려 공급이 늘어나는 시장점유율 경쟁이 일어나 낮은 가격에 머물러 있다"며 "저장 시설 부족 등으로 공급이 더 늘어난다면 추가 하락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의 발단은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간 감산 합의 실패다. 러시아가 감산 합의에 반대하면서 사우디가 증산에 나섰고, 유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위축된 것도 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직 주요 산유국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는 나오지 않았고, 지금까지 주장에만 그쳤던 산유국의 증산도 4월부터 현실이 된다"며 "미국 등 일부 산유국에서 감산이 있겠지만, 단기적인 유가 전망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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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오버 비용 경계 "장기투자 피하고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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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은 원유 관련 ETF를 투자하는데 있어 장기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원유 선물 투자로 발생하는 롤오버 비용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유 관련 ETF들은 월 단위로 거래되는 선물을 통해 원유를 사들인다. 한 달이 지나 선물이 청산되는 시점이 되면 다음 달 선물로 갈아타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비용이 롤오버 비용이다. 대개 미래 시점 선물은 현재의 선물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이 연구원은 "현재 원유 시장은 차근월물 가격이 최근월물 가격보다 크게 높은 '슈퍼 콘탱고' 상황에 놓여있다"며 "롤오버 비용이 평소보다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27일 기준 5월물 WTI 선물을 담고 있는 KODEX WTI 원유선물(H)의 6월물 WTI 선물에 대한 롤오버 비용은 마이너스(-)14.47%다. 그만큼 6월물 WTI 선물가격이 5월물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롤오버 비용이 크면 클수록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손해다. 롤오버 비용 탓에 누적성과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롤오버 비용을 감안했을 때 원유 ETF에 장기투자는 적절하지 않다"며 "원유 ETF를 투자하는데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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