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별 지원금·재난소득 지급 추진 중
"돈없어 국가 재난지원금 부담, 버거워"
광역·기초간 분담비율 물밑 신경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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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침 확정 이전 시와 각 구·군들이 저마다 경쟁적으로 결정한 지역 긴급 지원금 지급에 이미 돈을 다 썼거나 쓰기로 한 상태에서 추가 재원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5 대 5’, ‘8대 2’ , ’10 대 0’ 등 분담비율을 놓고 시와 구·군간 뜨거운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부산시는 31일 긴급 회의를 갖고 ‘(긴급재난지원금을) 전액 국비로 지급해달라’는 건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시 측은 “지난 24일 지역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 18만5600명에게 100만원씩 모두 1856억원의 긴급민생지원금을 4월 중 지급하기로 하고 진행 중”이라며 “현재 쓸 수 있는 돈을 이 민생지원금 지급에 다 써버려 재정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지자체들이 부담해야 할 지역 긴급재난지원금 중 20%가 1450억원 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시 관계자는 “각 구·군에 애걸하다시피 해 긴급민생지원금 중 20%를 부담하도록 했다”며 “때문에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 구·군 측에 손을 벌리기도 궁색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시 측이 1450억원을 다 부담한다해도 현재 편성된 예산으론 불가능하기 때문에 2차 추경을 해야 한다. “추경이라도 각종 행사비, 판공비, 예비비, 재난기금, 순세계 잉여금 등을 줄이거나 끌어다 쓰려면 거의 예산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일지 모른다”고 시 관계자는 말했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시기로 잡은 5월 전 2차 추경을 끝낼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향후 경기 불황, 부동산 침체 등이 이어지면 취·등록세 등 세입이 줄어들 수도 있어 결국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시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1회로 끝날 게 아니라 나중엔 지방채를 발행해 돈을 조달할 수밖에 없을 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런 형편은 기초자치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지역 16개 기초단체 중 절반인 8곳이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추진 중이다.
기장군이 10만원을, 남구, 서구, 수영구, 동구, 해운대구 등 나머지 7개 구는 5만원을 각각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구·군별 투입하는 예산은 40억~203억원이다. 기장군이 이달 말 신청 접수를 시작했고, 부산진구, 남구 등 4개구는 4월에, 해운대구 등은 5월에 지급할 계획이다.
동구 관계자는 “가뜩이나 자립도가 낮고 재정 상황이 안 좋은데 긴급재난지원금 부담까지 지려면 버겁다”며 “국가와 부산시 등이 더 부담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구청장·군수협의회 측은 “시 민생지원금 지급에 자치구·군이 20%를 부담했으니 이번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은 시가 다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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