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신상 가져오면 10만원 방에 초대하겠다"
기자에게 제보 메일 보내며 전화번호 확보
기자 가족 사진 공유하며 협박도
한겨레신문 김완 기자는 최근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신을 협박한 이들을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김 기자를 협박한 이들이 누군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본지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박사’ 조주빈(25)을 도와 성착취 영상을 촬영·유포한 이모(16)군(아이디 ‘태평양’)은 지난해 11월 김 기자에게 ‘현상금 10만원’을 걸었다. 텔레그램방 참여자들에게 ‘김완 기자의 신상을 가져오면 10만원을 내야 들어올 수 있는 후원자 방에 초대해주고, 성착취 여성의 영상을 원하는 방식으로 찍어주겠다’고 공지했다.
이후 해당 텔레그램방에 있던 한 참여자는 김완 기자에게 “필로폰 유통 조직 관련 내용을 제보하겠다”고 메일을 보내 접근했다. 메일을 보낼 때도 기록이 모두 암호화되는 보안 메일을 사용했다. 이 참여자는 김 기자에게 “자세한 내용은 만나서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라며 “연락처를 남겨달라”고 요구했다.
김 기자가 휴대전화 번호를 보내자, 참여자는 곧바로 ‘태평양’에게 번호를 넘겼다. 그리고 태평양에게 “10만원은 너무 적다 50만원 고액 후원자 방에 입장시켜달라”면서 ‘여성이 나체로 특정 자세를 취하고 있는 영상’도 요구했다. 태평양은 실제로 이 참여자가 요구한 영상을 찍어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태평양과 텔레그램 참여자들은 확보한 휴대전화 번호 등으로 김 기자를 협박했다. 텔레그램 성착취 방에는 김 기자의 가족 사진이 공유됐다. 김 기자에게 직접 ‘길 다닐 때 항상 주위를 돌아보게 만들겠다’는 내용의 협박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기자는 지난 22일 KBS <저널리즘 토크쇼J>에 출연해 “(성착취방 참여자들이) ‘아이가 다니는 학교를 이미 다 알아냈다’등의 얘기를 해왔다”며 “이들을 잘못 자극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낼까봐 심리적 위축이 들었던 적이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원우식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