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등 일정 공동 진행, 공보물도 유사…양정철·이근형 전면에 나서 지원
열린민주와는 선 긋기…"열린민주 후보, 민주당 심사 기준 한 명도 통과 못해"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 선거가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비례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과의 공동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으로선 우리가 총선에서 1당을 차지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비례대표 의석수 확보에 달려 있다"며 "비례대표 선거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시민당과 함께 하는 선거운동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시민당과 '한몸'임을 강조하는 '더불어 더불어' 마케팅을 벌이겠다는 생각이다. 두 당은 다음 달 1일 경기 수원 민주당 경기도당 당사 연석회의, 광주 5·18 민주묘지 방문, 2일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 등 공동으로 진행하는 여러가지 일정을 준비 중이다.
이날 시민당이 공개한 책자형 선거 공보물은 색상과 디자인 등이 그동안 민주당이 만들어온 각종 공보물과 매우 흡사하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공보물뿐 아니라 후보 복장, 유세 차량 등도 유사하게 맞춰 공동 선거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두 당이 회의도 함께 하고 지도부 일정도 같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책자형 선거공보 공개 |
민주당에서 공천과 비례연합정당 구성, 소수정당과의 협상 등을 주도했던 핵심 인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시민당을 전폭 지원하기 시작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연합정당 구성 과정에서 주로 물밑에서 움직였던 양 원장과 이 위원장은 최근 시민당 후보들의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시민당 선대위 출범식 등에 공개 참석했고 전날 시민당 최배근·우희종 공동대표가 입원 중인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병문안 갔을 때도 동행했다.
지도부 핵심이자 선거 전략을 주도하고 있는 두 사람의 시민당 지원은 민주당과 시민당의 '밀착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양 원장의 공개 행보는 '시민당의 승리가 문재인 정부의 승리'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양 원장과 이 위원장의 최근 행보는 민주당을 대표해 시민당 구성 과정에서 깊숙하게 협상하고 함께 의논해온 당사자로서 시민당이 민주당과 함께 가는 정당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할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시민당 선거대책위 출범식 참석하는 양정철 |
민주당은 시민당과의 공동 선거운동에 공을 들이는 한편,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의원 등이 이끄는 열린민주당과는 보다 확실하게 '선 긋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열린민주당은 '진짜 민주당', '민주당의 효자'를 표방하는 전략을 통해 일부 여권 지지자들의 표심을 확보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보이는 중이다.
이에 이해찬 대표는 전날 병문안을 온 민주당과 시민당 지도부에게 "열린민주당과 조금 더 단호하고 분명하게 선을 그어 우리 지지자들의 착시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정봉주 전 의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등 민주당 공천 과정을 뚫지 못한 인사들이 열린민주당을 이끌거나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것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정신에 맞지 않고 정당의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며 "열린민주당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사람들 중 민주당의 공직 후보자 심사·검증 기준에 맞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민주당 기준이었다면 단 한 명도 비례대표 후보로 나설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반면 열린민주당 최강욱 후보는 '민주당 적통 논란'과 관련해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선거가 끝나고 DNA 검사를 통해 확인해보면 금방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는 "현재 지역구 상황으로 보면 민주당이 1당이 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향후 (열린민주당과의) 전략적 결합, 연대가 충분히 가능하고 정 어려운 상황이 되면 통합해서 한 길을 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후보의 'DNA 검사' 발언에 대해 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거기는 최씨, 나는 정씨, 이렇게 성이 다르면 굳이 DNA 검사를 할 필요가 있느냐"며 "더불어씨, 열린씨, 이렇게 성이 다르지 않느냐. 뒷글자 이름이 같다고 같은 집안, 같은 정당은 아니지 않으냐. 동명이인까지 DNA 검사를 하는 건 시간 낭비, 돈 낭비"라고 반박했다.
더시민-열린당, '친문 적통경쟁' 격화 (C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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