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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아 쌍둥이 살려라" 주한미군의 특수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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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보다 10주 빨리 태어난 주한미군 부부 미숙아 쌍둥이

신종 코로나 우려로 미 본토로 이송

"공동의 노력으로 군 가족 이송"

주한미군이 30일 생후 6주된 쌍둥이를 미 본토로 이송하기 위한 특수 작전을 펼쳤다. 대구의 주한 미군기지에 복무 중인 헌병 장병 부부가 낳은 미숙아 쌍둥이를 군 수송기에 태워 미 본토로 이송하는 작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부모가 쌍둥이 얼굴조차 보기 어렵게 되자, 가족 전체를 고국으로 귀환시키기로 한 것이다.

조선일보

주한미군 부부가 낳은 쌍둥이 중 한 명의 모습. 지난달 대구에서 태어난 쌍둥이는 미군 수송기 편으로 30일 미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군 병원으로 출발했다. /오산 공군기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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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 작전의 주인공은 주한미군 캠프 워커 소속 헌병 코디 맥폴(21) 상병·샤이엔 에반스(20) 일병 부부가 낳은 쌍둥이 파커와 레인이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에 따르면 이들 쌍둥이는 원래 예정보다 10주 빠른 지난 2월 17일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태어났다. 둘다 태어났을 때 무게가 1.3㎏에 불과했다. 맥폴 부부는 처음에는 정기적으로 아이들을 만나러 병원을 갈 수 있었지만, 대구 지역에서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영남대병원 신생아실이 엄격하게 통제됐다. 맥폴은 “아이들이 태어난 후로 한달 반 동안 7번밖에 보지 못했다”며 “아이를 만지는 것은 당연히 금지됐다”고 했다.

이에 주한미군은 쌍둥이를 미 메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군 병원으로 옮기기로 했다. 대구 지역 신종 코로나 우려로 인해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군 관계자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선 소아과를 전공한 의사 7~8명이 필요한데, 우리 부대에는 한 명도 없다”고 했다. 한국 의사에게 쌍둥이를 맡기려 해도 미군 측과의 협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렇게 시작된 이송 작전에는 일본 오키나와 미군 기지 소속 수송대와 의료진, 신생아 치료 시설이 설치된 C-17 수송기가 동원됐다. 미군 관계자는 “쌍둥이들이 태어난 후 계속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있었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는 없다”고 했다. 부모 역시 지난 10일부터 2주간의 격리 기간을 거친 후 신종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쌍둥이와 부모는 오산 공군기지로 이동했고, 30일 주일미군의 수송기에 타고 본토로 출발했다.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까지 비행 시간 18시간, 거리 약 1만㎞의 장시간 비행이다. 쌍둥이는 월터 리드 병원의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입원할 예정이다.

미군 관계자는 “우리는 이 가족을 지구 반대편으로 이송해야 한다”며 “공군 수송대가 육군 가족을 해군 병원으로 옮기는 공동의 노력”이라고 했다.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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