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TF, 가계동향데이터 중심 소득하위70% 기준점 검토
3월 현재 기준 수급 자격이 있는 가구 해당될 듯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비상경제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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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장세희 기자]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기한 3개월짜리 상품권으로 지급한다. 최대한 빨리 시장에 풀려 단기에 소비 진작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만 지급을 결정지을 기준 소득액이 아직 산출되지 않았고, 관련 2차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통과 절차도 거쳐야 해 실제 지급은 5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9조1000억원을 사용기한 3개월의 지역상품권과 지역화폐로 지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원 범위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3개월 정도의 사용 기한을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3개월짜리 지역상품권·전자화폐로 가닥…기준소득은 시간 걸릴듯= 정부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단기 상품권 지급을 결정한 것은 그만큼 소비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지역화폐 출시와 행정상의 문제로 일부 지자체에 한해서는 기한이 소폭 조정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누가 받을지'에 대한 기준이다. 전날 정부는 '소득하위 70% 이하 1400만가구에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을 주겠다'는 큰 틀만 밝혔고, 현재는 보건복지부가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가계동향데이터를 중심으로 기준점을 검토중이다. 유사한 모델로 제시되는 복지부의 저소득층쿠폰 제도에 비춰봤을 때, 긴급재난지원금 역시 대상자는 3월 현재 기준 수급 자격이 있는 가구가 해당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액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정부는 이제까지 소득하위 70%라는 개념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당연히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DB)도 없다. 이에 대해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소득 하위 70% 정도 되면 중위소득 기준으로 150%가 되고, 월 기준 710만원(4인 가구 기준) 정도가 넘어가는 수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자산은 많은데 소득만 적은 경우를 지원 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도 관건이다. 기술적으로는 근로소득·사업소득·일용소득 외 재산과 금융자산을 환산한 '소득인정액'을 활용하는 것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소득액만 볼 가능성이 더 높다. 구 차관 역시 "시간이 넉넉하면 재산, 금융소득, 자동차세(자동차 가액)를 넣을 수 있지만 지원금은 긴급성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즉시 지급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산정체계를 적용하긴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같은 혼선에 대해 "정부가 중산층까지 범위를 확대하면서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의 문제가 터져버린 것"이라며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꼼꼼한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위 20% 소득분위만 현금지원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효과는 더 컸을 컷"이라고 지적했다.
◆재원 마련은 어떻게…512.3兆 예산 구조조정 돌입= 정부의 목표는 긴급재난지원금에 필요한 7조1000억원의 재원을 최대한 올해 본예산(512조3000억원) 안에서 감당하는 것이다. 재정 건전성 악화 문제를 고려해 적자국채 발행보다는 기존 예산의 구조조정을 택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부총리 모두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언급했다. 정부가 다음달 총선을 의식해 재정 문제는 외면하고 '퍼주기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특히 금리인하와 유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기존에 잡힌 예산보다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 있어, 이를 활용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전날 KBS9시뉴스에 출연해 "이자율이 떨어져 이자지급 예산이 줄고, 유가가 반토막 나면서 유가와 관련된 예산 절감분이 있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진전되지 않는 투자 사업들의 이불용 예산 가운데 기존 목적을 훼손하지 않고 동원될 수 있는 예산 등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부는 향후 추가적인 감세 정책은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세입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대규모 일괄 감세는 오히려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1차 추경을 통해 소상공인의 법인세, 소득세, 부가세 등을 경감해주는 조치를 취했다"면서 "대규모 감세정책은 효과성에 있어서도 논란이 있고, 세수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별도로 생각하지 않고있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한 분들이 세금경감을 받도록 맞춤형 세제감면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 =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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