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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달에만 9번째 미사일… 靑은 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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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천안함 北소행'발언 이틀만에 김정은, 일요일 아침 6시대에 쏴

400~600㎞짜리 매주 시험 발사… 北 '신형 4종 세트' 개발 막바지

조선일보

북한은 29일 오전 6시 10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3월 들어 네 번째 발사로, 이번 달에만 9발을 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역사상 한 달에 쏜 미사일 개수로는 둘째로 많다. 역대 최대 기록은 작년 8월 10발이다. 군 관계자는 "북이 작년에 쏜 미사일이 총 25발로 역대 최다"라며 "작년엔 5월부터 쐈는데, 올해는 3월부터 쏘고 있으니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도발은 문 대통령이 지난 2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천안함 피격은) 북한 소행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언급한 지 이틀 만에 일어났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이고, '9·19 군사 합의'와도 충돌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를 규탄하지 않았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나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NSC 전체회의도 열지 않았다.

침묵하던 청와대는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오전 7시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화상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고 뒤늦게 공개했다. 지난 2일 '초대형 방사포' 도발 때 청와대는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다음 날 심야 담화를 통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고 했다. 이후 청와대는 북 도발에 입을 다물고 있다.

북한은 8일 전인 21일에도 오전 6시 45분쯤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 미사일 두 발을 쐈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제는 새벽잠 설치지 않게 하겠다"고 했던 김정은의 약속이 '공수표'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

북한은 한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거의 매주 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일과 9일 쏜 '초대형 방사포', 지난 21일 발사한 북한판 에이태킴스는 모두 사거리가 400~600㎞로 명확하게 한국을 겨냥한 무기 체계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 모두 단거리 발사에 제동을 걸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이런 좋은 기회를 이용해 신형 무기 4종 세트의 개발 완료를 서두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의 4연발 기술 완성 등 한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완전히 무력화하는 데 필요한 시험을 서둘러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의 시어 코튼 선임연구원은 "이처럼 잦은 시험(발사)을 한 것은 2016년과 2017년뿐으로, 둘 다 북한의 미사일 계획에 중대한 해였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북한은 2016~2017년 거의 매달 시험 발사를 한 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쏜 것이 지난 2일과 9일에도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동식 발사체(TEL)에서 20초 간격으로 연발 사격을 했고, 발사체의 비행 거리나 고도가 지난 2일 초대형 방사포 도발과 닮은꼴이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이미 연발 간격은 충분히 줄였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이번 도발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군은 이번 도발의 고도가 30㎞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낮게 깔려오기 때문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인 사드로는 요격할 수 없고, 패트리엇 3 계열로만 방어가 가능해 요격 확률이 떨어진다. 일각에서는 이번 도발이 북한이 작년 7월 말~8월 초 공개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의 시험 발사이거나, 북한판 에이태킴스 발사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한국 전역이 타격 대상인 이 무기들은 낮은 고도로 비행함으로써 한국의 탄도탄 요격 체제 무력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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