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급증한 날 빼고 날짜 간격 임의로 조정… 지적 나오자 찔끔 수정
청와대 홈페이지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현황'이 또 그래프 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날짜를 나타내는 가로 축을 임의로 조정해 상황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치적 홍보를 위해 그래프를 왜곡한 사례는 수차례 반복돼 상습적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 10일부터 홈페이지에 국내 코로나 일일 확진자/완치자 추이를 그래프로 보여주고 있다. 그래프에 따르면 2월 말 이후 일일 확진자가 급격히 감소했고, 일일 완치자는 완만히 늘어났다.
그런데 그래프의 X축 간격이 이상했다. 이달 27일 기준, 그래프는 신규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2월 29일(916명)을 시작점으로 잡고 3월 4일(4일 간격), 7일(3일 간격), 9일(2일 간격), 14일(5일 간격) 확진자 수를 그래프에 넣었다. 날짜 간격이 들쭉날쭉했지만, 그래프는 간격이 일정한 것처럼 그려놨다. 이 과정에서 3월 3일, 6일, 11일 등 전날에 비해 신규 확진자 수가 늘어났던 날은 모두 빠졌다.
27일 그래프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가 나온 직후 청와대는 X축 날짜 간격을 어느 정도 일정하도록 수정했다. 그러나 그래프의 시작점인 2월 29일만큼은 빼지 않았다.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날로 시작해야 확진자 감소를 강조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한 통계학 전문가는 본지 인터뷰에서 "이번 X축 그래프 표시는 조작이 맞는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지난 10일 처음 상황판을 만들었을 때부터 왜곡 논란이 있었다. 확진자는 '신규 확진자'만 표시해 줄어드는 것을 보여주면서, 완치자는 '누적 완치자'를 표시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처럼 그래프를 그렸다.
[원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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