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코로나 쇼크에 소비절벽 현실로…소비심리지수 78.4로 금융위기 이후 최악

매일경제 송민근,김형주
원문보기

코로나 쇼크에 소비절벽 현실로…소비심리지수 78.4로 금융위기 이후 최악

속보
한국 축구, 개최국 멕시코와 북중미월드컵 A조
이달 13일 오후 서울 명동에 임시휴업을 내건 상점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이달 13일 오후 서울 명동에 임시휴업을 내건 상점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코로나19 쇼크로 3월 소비심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크게 무너지면서 소비절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우려로 경기전망도 역대급 폭락세를 나타내며 경기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뚝 떨어진 상태다.

27일 한국은행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가 78.4를 기록했다. 2월 96.9보다 18.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기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지수화한 지표다. 100보다 높을수록 낙관적, 100보다 낮을수록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국민들이 느끼는 소비심리가 큰 폭으로 위축됐다는 의미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금융위기 여파가 휘몰아치던 지난 2009년 3월 72.8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데 더해 낙하 속도도 가팔랐다. 한 달 사이 18.5포인트가 하락한 것은 월간 소비자심리지수 공표를 시작한 2008년 7월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소비자 심리 위축이 '역대급'으로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월 현재경기판단은 28포인트 급락해 38까지 떨어졌다. 2009년 3월 34포인트 이후 가장 낮았다

평소보다 방문객이 줄어든 종로 통인시장 전경. [매경DB]

평소보다 방문객이 줄어든 종로 통인시장 전경. [매경DB]


항목별로 나눠 살펴보면 취업기회전망은 64포인트로 2월보다 17포인트 폭락했다. 2009년 3월 55포인트 기록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발 경기침체로 인해 지난해부터 계속돼온 취업시장 한파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에 따라 임금전망도 역대 최악으로 나타났다. 임금전망은 109포인트로 전월대비 7포인트 하락했다. 통계를 집계한 이후 임금전망이 110포인트 밑으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임금전망은 향후 1년 뒤 자신의 임금 수준을 묻는 것인데, 대개 임금은 매년 오르는 경향이 있어 110포인트 밑으로 떨어진 전례가 없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과 같은 1.7%로 나타났다. 다만 물가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 응답이 4.2%로 나타나 역대 월간 소비자동향조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아직은 소수지만 코로나19로 경기가 차갑게 식어 물가마저 떨어질 수 있다는 응답이 역대 조사에서 가장 높은 수준까지 늘어난 것이다.


회복이 언제 이뤄질지도 막막하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위기 당시에는 2008년 10월 급락한 뒤 1월에 잠시 반등하다 다시 3월에 하락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이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소비자가 경기회복을 체감하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초 동대문 의류도매시장의 전경. 문을 닫은 점포가 많다. [매경DB]

올해 초 동대문 의류도매시장의 전경. 문을 닫은 점포가 많다. [매경DB]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국 실물경제는 정작 큰 위기를 겪지 않았다. 지금은 한국경제가 가라앉고 있어 더 큰 경고가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기를 겪기 전인 2007년 한국 실질GDP성장률은 연간 5.8%에 달했다. 위기를 겪으며 2008년 3.0%, 2009년 0.3%까지 떨어졌지만 2010년 6.8%까지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2018년 한국 GDP성장률은 2.7%에 불과했으며 지난해는 2.0%까지 하락했다. 과거와 달리 저성장이 장기화하는 국면이기에 코로나19발 경기침체가 더 뼈아플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 전반이 코로나발 꽃샘추위에 시달리는 반면, 부동산 시장에는 여전히 훈풍이 불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주택가격전망은 112포인트로 전월과 동일했다. 지난해 7월 106으로 기준선(100)을 넘어선 뒤 9개월 연속 100 초과을 초과한 것이다.


이번 소비자동향조사는 3월 10일부터 3월 17일까지 전국 도시 2500개 가구를 대상으로 벌여, 2364 가구의 응답에 기초해 만들어졌다. 성 교수는 "소비심리 개선은 결국 코로나 확산이 언제 진정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송민근 기자 / 김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