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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올림픽 향해 달리던 선수들 “잠시 쉬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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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선수촌 5주간 폐쇄…대부분 짧은 휴식 후 소속팀서 훈련 병행

외부 접촉 자제하며 템포 조절…“앞으로 1년 더 잘 견뎌내야죠”



경향신문

도쿄 올림픽 1년 연기에 따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이 잠시 문을 닫는 가운데 남자 탁구 대표팀 김택수 감독(가운데)이 26일 소속팀으로 돌아가는 선수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진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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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년을 더 견뎌내야죠.”

4년의 기다림에 다시 1년이 더해졌다. 26일 진천선수촌을 떠나는 사람들은 만감이 교차했다.

2020 도쿄 올림픽 하나만 바라보며 구슬땀을 흘리던 국가대표 선수들은 짧은 이별 인사와 함께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됐고 그 틈에 진천선수촌은 5주간 폐쇄된다.

이날은 탁구와 양궁, 럭비, 레슬링 등 7개 종목 204명이 선수촌을 떠났다. 나머지 선수들도 27일까지 선수촌을 떠나야 한다. 도쿄 올림픽 공식 연기로 훈련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선수들도 템포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먼저 퇴촌을 신고한 남녀 탁구대표팀 선수들은 선수촌 식당에서 아침을 먹은 뒤 숙소를 정리하고 해산했다. 탁구대표팀은 소속팀에 복귀해 당분간 휴식과 훈련을 병행한다.

오는 7월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의 개막만 기다리던 선수들은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한다. 탁구 선수들은 훈련 리듬을 유지하기에 그나마 나은 조건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6월로 연기돼 있는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준비라는 새로운 타깃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탁구대표팀 맏언니인 서효원(33·한국마사회)은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각오로 달려왔던 터여서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며 “무릎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기에 우선은 몸상태 회복에 전념하려 한다. 세계선수권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막내인 신유빈(16·대한항공)은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기량을 갈고닦을 시간을 번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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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대표팀 선수들(왼쪽 사진)과 레슬링 대표팀 선수들이 26일 진천선수촌을 나오고 있다. 진천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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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탁구는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지만 선수 선발전을 남겨놓고 있던 상황이어서 앞으로 다시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신유빈은 “꼭 먹고 싶었던 삼겹살을 오늘 가족과 먹고, 내일부터는 바로 훈련을 시작하겠다”며 “준비 기간이 늘어난 만큼 실력도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반대로 이미 본선 출전 선수를 확정한 남자 탁구는 허탈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복무 중인 정영식(27·상무)은 사실상 휴가를 떠나는 선수들과 달리 국군체육부대로 복귀한다. 정영식은 “4월6일 훈련소에 입소해 군사훈련을 받는다. 아쉽지만 내년 올림픽까지 단단히 마음을 먹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입대한 그는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 성적을 낸다면 조기 전역 대상이 될 수 있었다.

김택수 남자 탁구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도쿄 올림픽 연기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당분간 잘 쉬면서 경기력을 유지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올림픽은 취소도, 2년 연기도 아닌 1년만 연기된다. 우리 선수들이 잘 견뎌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들은 얼떨결에 받아든 휴가지만 외부와의 접촉은 자제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 선수라도 감염될 경우 종목 전체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종목의 진천선수촌 입촌이 제한될 수 있다. 실제로 펜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3명 발생한 뒤 이 부분에 대한 경계심이 강해졌다.

다른 종목 감독들도 떠나는 선수들에게 특별히 당부했다. 오선택 양궁대표팀 총감독은 남자 양궁 선수들에게 “지금 밖은 코로나19로 위중한 시기”라며 “돌아올 때 철저하게 검사할 테니 주의해달라”고 강조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양궁 금메달리스트인 김우진은 “하루 이틀만 쉰 뒤 밖으로 돌아다니지 않고 숙소와 훈련장만 오가겠다. 온 세상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다. 올림픽 연기로 상심하지 않고 잘 버텨내겠다”고 말했다.

진천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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