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허지웅이 코로나19 확산 여파 속 예배 장소를 한정지어 고집하는 일부 교회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22일 허지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전히 예배를 고집하는 교회들이 있다. 지자체는 종교행사를 참아 달라 사정한다”며 “예배 드릴 장소를 교회로 한정지어 고집하는 것이 시민의 생명과 공동체의 안전보다 우선하는 가치라고 주장하는 교회가 있다면 그건 종교단체가 아니라 반사회적 이적단체”라고 일갈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공교회성을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이라며“공교회의 머리는 로마 바티칸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되어야 한다는 개교회주의의 본래 의미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한 “그저 N개의 교회에 N명의 교황이 군림해 각자도생하며 주변 교회와 무한경쟁한다. 그러면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뉴스 카메라 앞에서 ‘우리는 자영업자랑 똑같아, 예배 몇 번 건너뛰면 문 닫아야해’라고 말한다. 한국사회는 늘 교회 문제에 참을성 있게 대처해왔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근현대사의 고도 성장기에 교회가 수행한 역할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국 개신교는 공교회성을 회복해야만 합니다. 칼뱅의 생각처럼 교회 간 연합을 통해 공교회성을 회복할 수 있다”며 “다만 지금의 형태로는 안된다. 정치색을 배격하고 오직 공교회의 가치만을 생각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연합이 필요하다. 보다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교회로 쇄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비종교인이이라 죄송하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을 참을 수 없어 몇 글자 더 했다. 예수님의 사랑이란 이웃을 염려하는 마음, 즉 공동체를 향한 희생과 헌신이다. 우리 모두 사랑으로 이 위기를 이겨내자”고 덧붙였다.
happy@mk.co.kr
▶다음은 허지웅 인스타그램 전문.
여전히 예배를 고집하는 교회들이 있습니다. 지자체는 종교행사를 참아 달라 사정합니다. 왜 사정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예배 드릴 장소를 교회로 한정지어 고집하는 것이 시민의 생명과 공동체의 안전보다 우선하는 가치라고 주장하는 교회가 있다면 그건 종교단체가 아니라 반사회적 이적단체입니다. 한국교회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공교회성을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오직 개교회주의만 남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벌어지는 교회의 비리와 목회자의 방종을 두고도 "일부 문제"라는 전가의 보도가 언제나 가능합니다.
천주교가 공교회주의고 개신교가 개교회주의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거짓말입니다. 천주교, 즉 가톨릭이라는 단어가 보편교회,공교회를 의미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공교회주의는 모든 기독교 교회의 기본입니다. 개신교든 천주교든 동방정교회든, 성공회든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모두 사도신경을 바칠 때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고 고백하지 않습니까. 칼뱅 또한 "그리스도가 나누어지지 않는 한 교회도 둘이나 셋이 있을 수 없다"며 공교회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개신교는 어떻습니까. 개교회주의만 남아 각 교회의 개별성만 강조됩니다. 공교회의 머리는 로마 바티칸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되어야 한다는 개교회주의의 본래 의미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사라졌습니다. 그저 N개의 교회에 N명의 교황이 군림하여 각자도생하며 주변 교회와 무한경쟁합니다. 그러면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뉴스 카메라 앞에서 "우리는 자영업자랑 똑같아, 예배 몇 번 건너뛰면 문 닫아야해"라고 말합니다. 자영업자면 세금을 제대로 내셔야 합니다. 이단 이단 하지만 종교가 없는 보통의 성실한 시민 입장에서 바라볼 때 세금 안내면 다 이단입니다.
한국사회는 늘 교회 문제에 참을성있게 대처해왔습니다. 우리 근현대사의 고도성장기에 교회가 수행한 역할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국 개신교는 공교회성을 회복해야만 합니다. 칼뱅의 생각처럼 교회 간 연합을 통해 공교회성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의 형태로는 안됩니다. 정치색을 배격하고 오직 공교회의 가치만을 생각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연합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사랑이 율법에 우선한다는 사실을 전파하는 개신교회로 거듭나야 합니다. 보다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교회로 쇄신해야 합니다. 더 이상 율법의 공포를 팔아 지상의 사업을 하면서 예수님의 이름을 욕보이는 교회가 없기를 바랍니다.
비종교인이이라 죄송합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을 참을 수 없어 몇 글자 더 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이란 이웃을 염려하는 마음, 즉 공동체를 향한 희생과 헌신입니다. 우리 모두 사랑으로 이 위기를 이겨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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