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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IOC의 첫 입장 변화… 쉬운 일은 아니나 미룰 일도 아닌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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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4주 안에 도쿄올림픽 연기 여부 마무리 짓겠다" 발표

뉴스1

IOC가 도쿄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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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지금껏 도쿄 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입장은 '정상개최'였다. 전 세계 창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안팎의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음에도 IOC의 기조는 '강행'이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불과 이틀 전인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에도 독일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올림픽은 토요일 축구 경기처럼 연기할 수 없다"며 "(올림픽 연기는)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확실한 토대가 마련돼야 처음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림픽을 취소하는 것은 선수 1만1000명의 꿈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취소는 가장 공평하지 않은 해결책"이라고 취소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 간 국제경기연맹(IF) 단체장, IOC 선수위원,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수장들과 연이어 진행한 릴레이 화상회의에서도 IOC의 입장은 마찬가지였다.

일정에 없던 긴급회의였으나 주 내용은 ΔIOC는 도쿄 올림픽 개최에 대한 강한 확신을 표명했고 Δ연기나 취소에 대한 언급도 없었으며 ΔIF와 NOC의 적극적인 지지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그랬던 IOC가 달라졌다.

IOC는 22일(현지시간) 긴급 집행위원회 이후 성명서를 통해 "IOC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일본 당국 등과 협의해 올림픽 개최 시기를 연기하는 시나리오를 포함한 세부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앞으로 4주 이내에 논의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껏 전현직 IOC 관계자들의 '개인 견해'를 전제로 도쿄올림픽 강행에 대한 회의론 혹은 반대의견을 제시한 적은 있으나 조직의 공식적인 연기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상황도 여론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 개최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쪽 상황이 그래도 조금 나아지는 것과 달리 유럽과 미국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당장 생존이 걸린 전쟁을 치르는 상황인데 올림픽 개최 운운은 비정상적이라는 분위기다. 관련해 미국의 수영연맹과 육상연맹은 올림픽 연기를 주장했고 몇몇 NOC에서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IOC가 기대한 것과 달리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이 나쁜 쪽으로 흐르면서 입장을 재고해야할 상황이 됐다. 바흐 위원장은 "운동선수로서,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남아있다면 포기할 수는 없다"고 했으나 지금은 선수들의 올림픽 드림을 실현하는 것보다 안전과 생명이 더 중요한 국면이다.

어차피 결정은 IOC가 내려야할 몫이다. 아직 개막까지는 4개월이라는 시간이 더 남아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숱한 손해를 감수하고 미리 '연기'를 선언할 필요가 없다는 게 IOC의 기존 입장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더 흐르면서 생기는 또 다른 손해가 있음도 이젠 고려해야한다. 대회가 임박할수록 그 불필요한 에너지는 커질 수밖에 없다. 바흐 위원장의 말대로 올림픽을 연기하는 게 주말 축구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계속 결단을 미룰 수도 없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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