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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김연경, 마지막 꿈 기다리는데...도쿄올림픽은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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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김연경(32·터키 엑자시바시)의 마지막 꿈인 '올림픽 메달'이 이뤄질 수 있을까.

중앙일보

지난 1월 8일 오후 태국 나콘랏차시마 꼬랏찻차이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한국 김연경이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국제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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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오는 7월에 열리는 도쿄올림픽 개최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이 연기되거나, 최악의 경우 취소된다면 올림픽을 바라보고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의 허탈감이 클 것이다. 여자배구 대표팀에서는 캡틴 김연경이 누구보다 속상할 것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올림픽 무대에 데뷔한 김연경은 올해 도쿄 대회까지 4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한 번도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 결정전까지 올랐지만 미국에 지면서 아쉽게 4위를 기록했다. 당시 김연경은 한국 배구 사상 최초로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김연경은 4년 전, 리우올림픽에서 설욕을 다짐했지만 8강에 그쳤다.

어느새 김연경의 나이는 30대 초반이 됐다. 스스로 "(우리 나이로) 33세입니다. (배구 선수로서) 불혹이죠"라고 농담을 할 정도로 최전성기가 지났다. 그래서 올해 도쿄올림픽이 어쩌면 마지막 올림픽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연경은 도쿄행 티켓을 따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지난 1월 태국에서 아시아 예선에서 복근이 찢어져 엄청난 통증을 호소했지만, 결승전에서 태국을 꺾고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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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 결승에서 태국을 꺾고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항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주장 김연경 등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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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모습을 보고 대표팀 선수들 모두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한다. 이번 대표팀에서 뛴 언니 한송이(36·KGC인삼공사)는 "선수들 모두 연경이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고 뭉클했다. 연경이를 위해서 잘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그보다 어린 후배들 이재영(흥국생명), 이다영(현대건설·이상 24) 등도 김연경과 함께 올림픽에 가기 위해 더욱 열심히 했다. 그렇게 학수고대하고 있는 올림픽이 제대로 열리지 않는다면, 배구선수로서 김연경의 마지막 꿈이 허무하게 끝날 수 있다.

거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소속팀인 터키 엑자시바시에서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시즌을 끝낼 수도 있게 됐다. 지난 20일 터키 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터키 배구리그가 일시 중단됐다. 엑자시바시는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 21일부터 8강 플레이오프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일정은 기약 없이 연기됐다. 김연경은 터키에 머무르며 리그 재개 또는 취소 결정을 기다릴 예정이다. 김연경과 터키 엑자시바시 계약은 올해까지다.

김연경은 올림픽 예선에서 얻은 복근 부상으로 6주 재활하느라 소속팀에서 뛰지 못했다. 지난 1월 터키 소속팀에 갔다가 치료를 위해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프로 생활 16년 차인 그는 처음으로 시즌 중에 장기간 결장했다. 소속팀 경기에 나가지 못해 연봉도 일부 삭감됐다. 김연경은 "올림픽에 나가게 된 것은 참 좋지만, 경기도 못 나가고 연봉 삭감도 됐다. 생각보다 많이 잃기는 해서 마음 고생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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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동안의 국내 재활을 마친 한국 여자배구 간판 김연경이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소속팀(터키 엑자시바시)으로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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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배려해준 터키 엑자시바시를 위해 그는 하루라도 빨리 코트에 복귀하려고 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출국하면서 "유난히 부상 선수 많아서 팀이 어려운 상황이다.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들도 5세트까지 가는 등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주장인 제가 빨리 합류해서 승리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또 어긋나게 됐다.

김연경은 "올림픽에 나가는 행복한 꿈을 꾸고 있다. 올림픽에서 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어려운 상황들을 견디고 있다"고 했다. 김연경이 올림픽에서 뛰는 모습을 한 번 더 보고 싶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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