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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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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보 3명 배출한 '조국 법무부'… 反검찰로 與표결집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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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석 조국 법무장관 취임 후 출범한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 맡아
이탄희·김용민, 조국 법무부서 발족한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서 활동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하는 비례용 정당 열린민주당이 20일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20명 명단에 황희석(54)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포함됐ㄷ서 '조국(曺國) 법무부' 출신 변호사 3명이 4·15 총선에 나서게 됐다. 황 전 국장은 조 전 장관 재직 때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을 맡아 법무·검찰개혁위원회 활동을 지원했다. 또 법무·검찰개혁위에서 위원으로 활동했던 이탄희(42·경기 용인정) 전 판사와 김용민(44·경기 남양주병)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지역구 공천을 받았다. 특히 황 전 국장은 사석에서 조 전 장관을 "형"이라 부를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이 자신의 비리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에 맞서 내걸었던 '검찰개혁' 프레임으로 여권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조선일보

지난 17일 정봉주(왼쪽) 전 의원의 유튜브 채널 BJ TV에 출연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황 전 국장은 정 전 의원이 이끄는 열린민주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받았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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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형이라 부르는 사나이

경남 함안 출신인 황 전 국장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민변(民辯·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대변인을 했고,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법률특보를 맡았다. 2012년 총선 때 서울 강동갑에서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예비후보자로 등록했으나 경선에서 탈락했다. 당시 선거 포스터에 "저, 깡패 아입니다. 민변 출신입니다"라며 '검찰과의 전쟁'이라는 슬로건을 적었다. 황 전 국장은 현 정권 출범 후인 2017년 9월 당시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내건 '탈(脫)검찰화' 방침에 따라 법무부 인권국장에 임명됐다.

황 전 국장은 작년 9월 조국 전 법무장관이 취임하면서 현 정권이 내세운 '검찰 개혁' 업무에도 관여했다. 자녀 입시 비리와 아내 사모펀드 투자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해 취임한 조 전 장관은 곧바로 법무부에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을 설치했다. 이때 지원단장을 황 전 국장이 맡았다.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은 조 전 장관이 작년 9월 9일 취임 직후 연 첫 간부회의에서 내린 '1호 지시'로 알려져 있다. 조 전 장관은 당시 검찰개혁 추진지원단 발족과 관련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한 검찰개혁을 신속히 추진해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을 마무리 해달라"고 했다. 황 전 국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지난 1월 사표를 제출했다.

황 전 국장은 조 전 장관과 개인적 친분도 깊다고 한다. 그는 지난 17일 정봉주 전 의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조 전 장관에 대해 "사실 장관이라는 표현이 저는 익숙하지 않다"며 "우리 때는 선배, 형이죠. 대학 같은 과 3년 선배다. 같은 학생운동권에 있었다"라고 했다. 황 전 국장과 함께 열린민주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들어간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선 "한 해 후배"라고 했다.

◇조국 '법무·검찰개혁위원' 이탄희·김용민도 출마

민주당 지역구 후보로 4·15 총선에 출마하는 이탄희 전 판사와 김용민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이 작년 9월 30일 발족한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당시는 조 전 장관 수사에 반발한 '친(親)조국' 지지자들이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조국 수호' 집회를 열던 때다. 조 전 장관은 법무·검찰개혁위에 "지난 토요일 수많은 국민이 검찰개혁을 요구하며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며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 방안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마련하고, 특히 비입법적 조치로 실현 가능한 법무·검찰 개혁방안을 신속히 제안해달라"고 했다.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에서 활동하던 이 전 판사는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에 '영입 인재 10호'로 입당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 '조국 백서' 필진으로 참여하는 김남국 변호사와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입당식을 갖고 민주당에 합류했다. 이 전 판사는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의원 지역구인 경기 용인정에, 김용민 변호사는 미래통합당 주광덕 의원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병에 전략공천됐다. 주 의원은 작년 조 전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때 자녀 입시 비리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조국 저격수'로 활동했다.

이 전 판사는 법무·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하던 작년 10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법조인들은 (법원이 아닌) 검찰 단계에서 전관예우가 훨씬 심각하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전화 한 통화로 구속 영장이 청구되지 않도록 해 주고, 아니면 본인이 원하는 특정 검사한테 배당을 하게 해 주고 수천만원씩 받는다는 이야기들이 법조계에 널리 퍼져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대검찰청은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는 주장이나 일방적인 발언으로 검찰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검찰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만약 이 위원 주장대로 '전화 한 통화로 구속 영장이 청구되지 않거나, 본인이 원하는 특정 검사에게 배당을 하게 해 주고 수천만원을 받은' 사례가 있다면 이는 수사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므로 명확하게 그 근거를 제시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출마 선언의 상당 부분을 검찰 비판에 할애했다. 그는 "검찰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막강한 권한을 남용했고, 특정 정치세력에 굴복하거나 야합해 정치검찰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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