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후신 민생당, "무효"라며 가처분 신청…法이 받아들이자 탈당 선언
통합당 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 공천 19일 재확정
바른미래당 출신 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 의원이 19일 민생당을 탈당했다. 이들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이어서, 탈당과 동시에 국회의원직도 상실한다. 김삼화 의원 등 4명은 지난달 18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이른바 '셀프 제명'을 통해 당을 나와 미래통합당에 입당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의 후신 민생당은 이 제명이 무효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최근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자동적으로 민생당 당적을 얻게 되자 통합당 소속으로 4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민생당에서 탈당한 것이다. 통합당은 이날 이들에 대한 4월 총선 지역구 재공천을 확정했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통합당에 합류한 김수민, 김삼화, 신용현 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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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 의원은 이날 공동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오늘 민생당을 탈당해 제20대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통합당 소속으로 21대 총선에 임하겠다"며 "이번 선거에서 정권심판의 민의가 분명하게 구현되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책무다. 교섭단체가 되어 국고 보조금 수십억원을 더 받아내는 것이 최우선 순위인 민생당에서는 이런 대의를 실현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달 18일 바른미래당 의원 13명은 의원총회를 열고 안철수계를 비롯한 비례대표 의원 9명을 제명했다. 비례대표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유지한 채 당적을 옮기려면 제명을 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탈당을 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셀프 제명'한 의원 9명 중 김삼화·김중로·김수민·신용현·이동섭·임재훈 의원은 통합당에 입당했고, 이태규 의원은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이상돈 의원은 무소속으로 남았다. '셀프 제명'에 동참한 최도자 의원은 그 후 민생당에 합류했다.
그런데 민생당이 지난 4일 서울 남부지법에 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상돈·이태규·임재훈 의원을 상대로 '셀프 제명'에 대해 제명 절차 취소 단행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바른미래당 당헌상 당원 제명은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의총에서 제명 의결만으로 출당(黜黨)이 이뤄진 것은 위법이라는 논리다. 남부지법은 지난 16일 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고, 이에 따라 김삼화 의원 등 8명은 자동적으로 민생당 당적을 갖게 됐다. 그 중 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 의원이 이날 탈당한 것이다. 국민의당에 입당해 비례대표 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이태규 의원은 지난 17일 민생당을 탈당했다.
신용현 의원은 통합당 대전 유성을 경선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이중 당적 문제로 공천에서 배제됐다. 신 의원은 이날 통합당 공관위 결정을 수용하겠다며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임재훈 의원은 통합당에 합류해 경기 안양동안갑에 출마를 준비했지만 과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찬성 이력으로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임 의원은 당적과 관련한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
통합당은 이미 공천을 받은 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 의원에 대해 민생당 탈당을 전제로 공천을 유지하기로 했고, 이들은 이날 재공천을 받았다. 김삼화 의원은 서울 중랑갑, 김수민 의원은 충북 청주청원, 김중로 의원은 세종갑, 이동섭 의원은 서울 노원을에 출마한다.
민생당 소속 의원은 당초 18명이었으나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원내교섭단체 기준인 20명을 넘기게 됐다. 김삼화 의원 등 총 5명이 탈당했지만, 추가 탈당이 없으면 교섭단체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각 정당에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은 교섭단체에 총액의 50%를 먼저 균등 배분하기 때문에 종전보다 더 많은 국고보조금을 얻을 수 있다. 이들 의원의 복당으로 더 받을 수 있는 국고보조금은 5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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