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경기, 코로나19에 지친 '야구팬 위로' 차원
도쿄올림픽 대표선수 팀별 '균등 차출' 주장도 제기
KBO 실행위원회 회의 장면 |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언제 리그를 시작해,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시즌이다.
그도 그럴 것이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 겪어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KBO리그 2020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됐다.
KBO는 10개 구단 단장들이 참여하는 실행위원회와 사장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매주 번갈아 개최해 리그 운영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정규리그 개막전이 언제 열릴지는 여전히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팀당 144게임을 치르는 정규리그 경기 수를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KBO는 일단 144경기를 모두 치르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가라앉지 않고 여름까지 확산한다면 144경기는커녕 시즌이 반 토막 나거나 아예 취소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최대한 경기 수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KBO가 144경기를 치르기 위해 마지노선으로 삼는 시기는 4월 하순이다.
개막전이 5월까지 미뤄지면 일정상 경기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
'텅 빈 관중석은 언제 가득 찰까?' 두산 베어스 자체 청백전 |
이 때문에 KBO는 4월 말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됐지만, 예년처럼 팬들을 입장 시켜 경기를 치르기에 부담스러울 상황일 때는 '무관중 경기'도 고려하고 있다.
최근 열린 실행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에 지친 야구팬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무관중 경기를 중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계 입장에서는 무관중 게임을 치르더라도 각종 마케팅에서 금전적인 손해를 피할 길은 없다.
또한 실행위에서는 도쿄올림픽 기간에도 리그를 속행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KBO는 올해 경기 일정을 짜면서 국가대표팀의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7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18일 동안 리그를 중단하기로 했다.
도쿄올림픽 야구와 소프트볼이 열리는 후쿠시마 아즈마 구장 |
KBO리그는 미국이나 일본프로야구와 달리 예전에도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대표팀이 출전하면 리그를 중단했다.
그러나 올해는 전혀 예상치 못한 감염병으로 리그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음에 따라 올림픽 기간에도 리그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구단별로 대표팀 차출 선수 수가 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자 구단당 2∼3명씩 '균등 차출'하면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만약 일정에서 제외했던 올림픽 휴식기에도 경기를 치르게 된다면 밀린 정규리그 운영에 숨통이 확 트일 것이다.
이제는 올림픽 성적이 가장 중요한지, 정상적인 리그 운영이 프로야구 발전에 더욱 도움이 될지를 재판단해야 하는 시점도 됐다.
그리고 이 모든 논의는 프로야구가 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 조금이라도 민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전제조건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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