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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또 다시 안갯속…대내외 악재에 밀리는 조선업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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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악재에 국내 조선산업 재편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은 해외 경쟁당국 승인을 받지 못해 연일 미뤄지고 있다. 고사(枯死) 위기인 중형 조선소 개편도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 스톱’이다. 중형 조선소들은 "우한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정상화가 더욱 늦어질 것 같다"며 호소한다.

◇ 하반기로 밀리는 현대重-대우조선 기업결합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그룹의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이달 초 한국산업은행과 맺은 현물출자 계약 만료일을 9월 말로 연기하는 수정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정계약서에는 ‘9월 30일 안에 국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함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가까운 시일안에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될 때 별도의 논의를 통해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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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는 당초 올해 3월 8일까지 계약을 만료하기로 했으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자 만료일을 6개월 넘게 연기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기업결합 승인을 신청한 6개국(한국·일본·중국·EU·싱가포르·카자흐스탄) 중 카자흐스탄에서만 승인을 받았다.

EU 집행위원회 경쟁분과위원회는 심사 중 자료를 추가로 요청하며 2차 심사 마감일을 5월7일에서 7월9일로 연장했다. 향후 지속해서 자료요청이 계속될 경우 7월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심사도 지지부진하다. 앞서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7월 말 중국에 기업결합 신청서를 제출하자 최장 120일 내 답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조선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우한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결론이 더욱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공정취인위원회도 이달 초에야 기업결합 1차 심사(본심사)를 시작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한국 조선업이 세계무역기구(WTO)의 규범을 위반했다고 문제 삼고 있어 결과도 예상하기 어렵다.

◇ 우한 코로나에 중·소형 조선소 개편도 멈췄다

경영 위기를 겪는 중·소형 조선소 회생안도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말 성동조선해양을 시작으로 중형조선소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으나 다른 조선소들의 매각·통폐합안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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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부산 영도 조선소 전경. /한진중공업



현재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주주인 중형 조선사는 STX조선해양, 대선조선, 대한조선, 한진중공업 등이다. 이중 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곳은 대선조선뿐이다.

대선조선은 2017년 이후 3년만에 매각을 재추진한다. 매각주간사인 ‘삼일PwC’는 이달 말부터 매각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하지만 매수희망자가 구체화되지 않았고, 중국과 일감이 겹치기 때문에 또다시 매각에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조선사들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하다. STX중공업과 한진중공업은 올 초부터 현재까지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고, 대한조선은 현재까지 2척 수주에 그쳤다. 대한조선은 최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 매각에서 배제돼 홀로서기까지 해야하는 상황이다.

조선업계에서는 기재부·산자부·산은·수은 등이 참여하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중형조선소에 대한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중형조선사 개편·지원에 대해 다룰 계획은 당장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형조선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중형조선소 개편안에 대해 다룰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으나, 아직까지 얘기가 없다"며 "코로나 때문에 모든 것이 올스톱되면서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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