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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사태가 글로벌 팬데믹(대유행 질병)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 연구자들이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동물실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 연구소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원숭이를 통해 인간 감염자와 비슷한 폐렴 증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조사 중이고 인간과 폐 구조가 비슷한 포유류인 페럿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데이비드 오코너 위스콘신매디슨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원숭이와 생쥐, 페럿 등에 대한 실험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한 면역계의 역할, 바이러스 확산 과정 등을 규명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는 최근 히말라야원숭이를 대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차오산 바이러스학 박사 연구팀 주도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투여한 히말라야원숭이에게서 인간과 흡사한 폐렴 증세를 확인했다. 원숭이는 발열 증상을 보이지 않았지만 폐 엑스선 촬영 결과 코로나19 환자처럼 경미한 폐렴 징후를 보였다. 이 사실은 실험 원숭이들을 안락사시킨 후 폐를 해부하는 과정에서 재차 확인이 됐다.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는 외견상 완치된 것처럼 보이는 원숭이의 체내 어느 부위에서 코로나19가 잠복해 재감염되는지까지 연구 중이다.
오코너 박사는 "원숭이가 코로나19에 걸린 인간처럼 경미한 증상을 보인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바이러스 침입 경로 등 보다 폭넓은 규명을 위해 설치류나 포유류 등 다른 동물들에 대한 실험도 수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 소도시 바하버에 위치한 생쥐 사육시설인 잭슨연구소는 코로나19 사태 후 가장 분주해진 곳 중 하나다. 이미 전 세계 50여 개 연구소로부터 3000마리 이상의 형질전환생쥐 생산을 주문받았기 때문이다. 형질전환생쥐란 실험 목적으로 인간이나 다른 동물 유전자를 신체에 이식시킨 생쥐를 말한다. 일명 인간화된 생쥐(hACE2)인데, 코로나19와 흡사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체중이 줄고 폐렴 징후 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탠리 펄먼 아이오와대 바이러스학 박사는 "현재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주요 바이러스 연구소마다 hACE2 생쥐를 원하고 있다"며 "지난주 잭슨연구소에서 hACE2 생쥐들이 막 태어났는데 5월이면 연구자들에게 충분한 수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생쥐를 미리 확보한 베이징 셰허의학원 소속 진촨 바이러스학 박사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생쥐들의 면역 반응을 최근 확인해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럿을 연구하는 연구소들도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호주 절롱에 있는 동물건강연구소는 최근 페럿이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해 잠재적 백신 테스트에 앞선 감염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페럿은 원숭이·쥐와 함께 호흡기 감염 연구에 많이 쓰이는 포유류로, 폐 구조가 인간과 비슷하다.
국내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4월부터 파스퇴르연구소, 한국화학연구원 등과 협력해 원숭이·쥐를 활용한 코로나19 실험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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