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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가짜정당"→"연합비례정당 참여" 자기부정 극복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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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위성정당이 아닌 위장정당"(1월 16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종이 정당이고, 창고정당이며, 위장정당이고 한 마디로 가짜정당" (2월 18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연합비례정당에 참여하면서 가질 수 있는 의석은 추가하지 않겠다"(11일 이해찬 당 대표)

머니투데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the300]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메세지가 두달여만에 달라졌다. 비례정당을 '꼼수' '위장'으로 폄하하다가 참여로 선회했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이 비례한국당 출범을 공식화할 때도 민주당은 자신만만 했다. 비례에서 손해보는 의석수를 호남 등 20대 선거에서 잃은 지역구 의석으로 만회하면 된다는 판단이었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1대 총선 지역구 의석이) '120석+α'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연일 비판 목소리에 수위를 올렸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월 " 비례한국당이니 명칭 난무하는데 이는 결국 정치를 장난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틀 후 "퇴행적 정치 행위"라고 지적했다.

2월 4일,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통합당 소속 불출마 의원들을 이적하도록 권유한 황 대표를 정당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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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수면 아래서 바뀐 기류





비례정당이 선거법 개정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는 당 지도부의 비판은 2월 중순부터 사라졌다. 당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미래한국당'이 가져갈 의석 때문에 원내 1당을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대략 계산해도 비례대표 의석에서만 20석 안팎 차이난다는 계산에 직면하면서다.

영입인재 2호 원종건씨의 데이트 폭력 의혹, 임미리 교수 칼럼 고발 사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과 말실수 등이 더해지며 총선 전망은 더 어두워졌다. 위기감이 커질수록 비례정당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원외 인사들이 먼저 군불을 뗐다. 지난달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던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민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을 창당하고 정치개혁연합 등도 진보 정당에게 참여를 제안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명분은 만들면…





민주당 지도부는 비례연합정당 참여쪽으로 기울었다. 대외적 명분은 선거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다. 군소정당이 원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민주당이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는 7석을 연합정당의 후순위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소수의 반대파 의원들은 명분과 실리를 둘다 잃게 될 것 이라고 우려한다. 박용진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는 명분과 실리를 다 따져야 한다"며 "명분 없는 것은 추진하는 분들도 알고 자칫 민주당을 지지하는 중도층 혹은 무당층 분들이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훈 의원도 전화 통화에서 "눈에 보이는 계산법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 안 되는 부분에서 (선거가) 망할 수 있다"라며 "기교를 부려 (비례대표) 끝 번호를 주는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12일부터 24시간동안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연합정당 참가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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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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