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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코로나19·유가급락에… 불확실성 커진 조선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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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급락에 '예의주시', 해양플랜트 위축 우려

美셰일가스 둔화로 LNG선 투자 위축 가능성도

발주 지연 우려감도, 반대로 유조선 시장은 기회

이데일리

삼성중공업이 올해 인도한 최신 친환경 셔틀탱커. (사진=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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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으로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고부가 해양플랜트와 주력인 액화천연가스(LNG)선 시장이 침체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선박 건조에 2~3년 이상 걸리는 조선업종 인만큼 당장의 피해는 적겠지만 향후 선사들의 발주가 지연 또는 위축될 우려가 있어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전 거래일대비 배럴당 24.6% 떨어진 31.13달러를 기록하는 등 유가 하락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어서다. 유가 하락 국면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초부터 석유화학운반(PC)선, 액화석유가스(LPG)선, 셔틀탱커(왕복운송전담유조선) 등 잇단 수주를 따낸 조선업계에 어떤 영향이 끼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조선업계의 올해 시작은 좋은 편이다. 현대중공업(009540)그룹은 올 들어 총 12척을 수주했고 삼성중공업(010140)과 대우조선해양(042660)은 각각 셔틀탱커 3척, 2척 건조계약을 따냈다. 전망도 밝았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선박 발주가 전년대비 28% 증가한 7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생겼다. 코로나19 확산, 그리고 이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이란 변수다. 국제유가 변동은 전 세계 산업 수요와 연계되는 만큼 조선업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우선 해양플랜트 사업 위축이 우려된다. 유가 하락시엔 유전 시추 또는 원유 생산을 위한 해양플랜트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다. 일반적으로 해양플랜트 사업은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이 돼야 수익을 얻는데 최근처럼 30달러대까지 떨어진 상태에선 발주 자체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해양플랜드 1기당 계약액이 최대 약 20억 달러에 달하는 고부가 사업인만큼 조선업계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원유 시추선인 드릴십은 현재 신규 발주 자체가 없는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유가 하락 국면으로 해양플랜트 발주시장 위축이 더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유가가 배럴당 80~100달러대였던 2012년~2013년 당시 원유생산업체들이 대거 해양플랜트를 발주했다가 선박이 건조되는 시점인 3~4년 후 유가 급락으로 타격을 입었던 경험이 있던만큼 이번에도 투자 자체가 더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를 지탱했던 LNG선 시장에도 다소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 셰일가스 증산 등으로 LNG선 발주가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이번 유가 급락으로 현지 셰일가스 생산이 둔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LNG선 발주도 일부 지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고부가 시장인 LNG선 시장이 위축되면 국내 조선업계로선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LNG선 발주 감소 또는 지연에 대해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저유가 국면에선 원유운반선(탱커선)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만큼 기회요소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세가 장기화된다면 세계경제 부진에 따른 물동량 감소에 따라 선사들의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올해 조선업 부활을 꿈꾸고 있는 국내 업체들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 올해 잡아놓은 수주 목표치가 당장 차질을 입을 정도는 아니지만 발주 지연 등의 영향이 있는 만큼 향후 사업계획 등에 여파를 미칠 수 있다.

조선업체 A사 관계자는 “지난해 미·중무역분쟁 탓에 당시 경영계획 재검토 등 조치를 취했는데 올초부터 코로나19, 유가하락으로 불확실성이 더 커지는 것은 분명 좋지 않은 시그널”이라며 “올해 상황을 보수적으로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조선업계는 이달 들어서도 글로벌 수주 1위를 수성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3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18척)로, 이중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가 20만CGT(8척, 67%)로 가장 많았다. 필리핀 6만CGT(4척, 19%), 일본 3만CGT(1척, 10%) 등이 뒤를 이었으며 중국의 경우 680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박스 1개)급 컨테이너선(8000CGT) 1척만 수주했다. 다만 여기엔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말 수주한 셔틀탱커 3척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데일리

자료=클락슨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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