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전설' 배리 본즈 "난 MLB에서 사형선고 받았다"

올해도 명예의 전당 고배 "유령이 된 것 같아"

2007년 8월 개인 756번째 홈런을 쳐낸 배리 본즈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야구 역대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인 배리 본즈(56)는 "난 메이저리그(MLB)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본즈는 9일(한국시간) 미국 온라인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본즈는 올해 1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발표한 2020년 명예의 전당 입회자 선정 투표에서 60.7%로 커트라인인 75% 득표에 또 실패했다.

8번째 도전인 올해도 명예의 전당 입성에 실패한 본즈에게 남은 기회는 이제 2번뿐이다.

본즈는 개인 성적만 보면 벌써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고도 남지만, 약물 복용 이력으로 인해 메이저리그에서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현대 타격 트렌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본즈는 2007년 현역 은퇴 이후 약물 의혹으로 받은 상처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난 유령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크고 텅 빈 집에 휑 뎅그레하니 남겨진 유령 말이다"며 "난 메이저리그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내 마음은 찢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즈는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762개), 한 시즌 최다 홈런(73개, 2001년), 최다 볼넷(2천558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본즈의 엄청난 홈런 기록은 약물에서 나온 파워 덕분이라고 해도 통산 타율 3할에 근접하는 정확한 타격은 사실 약물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본즈는 시즌 타율에서 2002년 0.370, 2003년 0.341, 2004년 0.362로 3년 연속 3할대 중반의 고타율을 자랑했다.

비록 약물로 얼룩졌지만, 본즈의 업적을 100% 사기극이라고 몰아붙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즈는 "(미국야구기자협회나 명예의 전당에서) 나를 원치 않는다면 그렇다고 말했으면 좋겠다"며 해마다 명예의 전당 결과로 고통받고 싶지 않다는 뜻을 드러냈다.

본즈는 현재 친정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타격 인스트럭터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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