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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TF이슈] 결국, 비례정당? 민주당, '참여'냐 '지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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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6일 제3차 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에서 진보진영의 비례연합정당 논의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해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제2차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대화하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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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각 당 입장 바뀌고 있어" vs 정의당 "입장 변화 없다"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진보 진영 외곽의 비례전용 연합정당 창당론을 관망하던 더불어민주당이 마침내 본격 논의에 착수했다. 민주당의 싱크탱크 민주연구원도 '민주당이 비례 연합 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의 4·15 총선 전략 보고서를 작성해 당 지도부에 보고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르면 8일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 '직접 참여'와 '연대 지지'라는 두 선택지를 놓고 총선 셈법을 가동 중이다. 일각에선 진영 대결 구도가 극렬해질수록 민주당이 지지자들을 비례연합정당에 투표하도록 지원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거법을 주도했던 민주당의 낯뜨거운 돌변이 중도층 이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민주당은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전략기획국으로부터 비례연합정당과 관련해 총괄적으로 보고를 받았다. 당은 오는 8일 관련 논의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비례연합정당을 놓고 각 정당의 입장 등) 상황이 달라지고 있어 예의주시하며 숙고하는 게 옳다고 본다"며 "며지않은 시간에 의사 결정을 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정의당 등 각 당의 진의를 분명히 파악한 후에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은 이해찬 대표의 결단이나 최고위원회의, 전 당원 투표나 의원총회 등 다양하게 열려 있다고도 전했다.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면서 이번 주말 비례연합정당 참여 정당들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여러 시나리오들에 대한 말들도 나오고 있다.

하승수 정치개혁연합(가칭) 집행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현재 두 가지 방안이 거론된다"며 민주당이 비례대표 무공천으로 소수정당의 정당투표를 총력 지원하는 방안, 민주당이 직접 연합에 참여해 비례대표 후보를 내되 지지율 결집으로 추가된 의석은 소수정당에 양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후자가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선 여전히 비례연합정당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비례연합정당에 대해 "소탐대실"이라며 "우리가 그렇게 하면 국민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중도층이 떠나가는 현상이 생기면 선거에서 지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수도권 한 초선 의원도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개편된 선거법 자체가 소수 정당을 존중하자는 제도이기 때문에 이를 무력화시키는 건 옳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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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선 비례연합정당 논의에 대한 소수정당의 입장이 달라지고 있어 파악을 한 뒤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하지만 정의당은 비례연합정당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선 진영대결 국면에서 민주당이 중도층 이탈을 가져올 수 있는 비례연합정당 직접 참여는 적절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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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옥중 메시지를 던지는 등 진영 대결 구도가 강해지는 국면에선 민주진보 세력의 큰형격인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합류하지 않고 이들을 지원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총선에서 수도권이나 충청권 등은 결국 중도층을 누가 많이 가져가느냐의 싸움이다. 비례정당을 편법으로 만들면 중도 지지층들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의 과반 의석 저지가 명분이라면 아예 비례연합정당에서 민주당은 빠지는 게 좋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역구 싸움에서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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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영의 결집이 진보진영의 비례연합정당 논의를 촉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오히려 민주당은 여기에서 빠지는 전략이 중도층 표심을 잡고 범여권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이 미래한국당 해산과 민주당의 '비례정당' 논의 중단을 촉구하는 모습. /참여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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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개혁을 주도했던 정의당이 비례연합정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점도 민주당이 '직접 참여'가 아닌 '지원'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연동형 비례제 취지를 훼손하는 위성 비례정당은 어떤 형태도 참여하지 않겠다"며 "연동형 비례제를 같이 추진한 정당들은 적어도 그 취지를 훼손하는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간곡한 호소"라고 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요즘 '비례용 연합정당' 등과 관련해 정의당의 입장과 행보에 대한 추측성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정의당은 비례용 위성정당에는 참여할 수 없다. 그 형태가 특정 정당 전담용이든 연합정당 형식이든 마찬가지"라고 했다.

정의당은 8일 전국위원회에서 비례연합정당 관련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기존 입장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전국위는 말 그대로 토론하는 차원"이라며 "당내 여러 의견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시도당위원장이나 당의 주요 의사결정 구조에 있는 분들로부터 비례연합정당은 안 된다는 의견을 파악하고 상의해왔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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