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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초조한 V리그 외인들…떠나면 잔여연봉 지불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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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드람 2019~2020 V리그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의 경기가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IBK기업은행 어나이가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2020. 2. 2.장충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V리그 외인들도 불안해 하고 있다. 급기야 팀을 떠나는 선수들도 발생하고 있다.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의 안드레아 산탄젤로는 코로나19 사태를 두려워하며 4일 고국인 이탈리아로 출국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탈리아도 코로나19로 위험한 시국이지만 본인의 의지가 확고했다. 그나마 산탄젤로의 집이 남부 쪽이라 북부에 비해 덜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구단도 본인의 의중을 고려해 보내주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여자부에서는 IBK기업은행의 어도라 어나이가 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어나이는 아직 팀에 머물며 훈련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어나이가 계약해지를 요청한 것은 맞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3경기밖에 남지 않은 만큼 어나이가 끝까지 남아 시즌을 치르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 선수 외에 V리그에서 추가로 이탈을 원하는 외국인 선수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산탄젤로가 고향으로 떠나기는 했지만 삼성화재와 계약을 해지한 것은 아니다. 지금도 산탄젤로는 삼성화재 소속 선수다. 삼성화재는 정규리그 3경기만을 남겨놓고 있고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됐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산탄젤로를 보내는 결정을 내렸다. 산탄젤로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삼성화재는 개막 재개 시기가 확정되면 산탄젤로에게 연락을 취해 합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계약을 해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3월 월급도 지불하는 게 당연하다. 본인이 원하면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어나이 케이스는 조금 다르다. 어나이는 아예 계약해지 후 미국으로 떠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나이는 시즌이 끝난 시점이 아니지만 잔여연봉을 요구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법적으로 우리 쪽 변호사를 통해 검토하고 있다. 계약서에 전염병에 대한 내용이 없어 해석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급 시기에서 해석의 여지가 있다. 원래대로라면 3월이 마지막으로 샐러리를 지급하는 달인데 리그가 중단돼 4월까지 갈 수도 있다. 나쁜 선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 구단에서도 다각도로 알아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법적으로 보면 IBK기업은행이 굳이 어나이에게 잔여연봉을 지불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법무법인 시완의 민지훈 변호사는 “구단, 선수 모두 계약 주체로서 서로에게 의무를 부담한다. 구단은 연봉을, 선수는 경기, 훈련 등을 이행해야 한다. 현재 리그가 중단됐다 하더라도 팀 차원의 훈련이 진행 중이다. 선수가 만일 일방적으로 팀을 떠나야겠다고 주장하며 잔여연봉 지급을 요구한다 해도 구단이 선수에게 잔여연봉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민 변호사는 “민법 537조에 따르면,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정향의 박건호 변호사도 “근로계약서에 따라 단순한 논리가 적용될 것 같다. 선수가 근로를 하지 않는다면 임금을 지불할 이유는 없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따르면 될 것이다. 단서조항이 없다면 구단이 임금을 지불할 의무가 없어 보인다”는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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