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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유영하 "朴 메시지, '박근혜 팔이' 말라는 뜻"… 통합당, 대구·경북 물갈이 힘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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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조선일보DB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5일 박 전 대통령이 전날 발표한 옥중(獄中) 메시지와 관련, "(정치권 인사들이) 자기 지분을 노리거나 이익을 위해 ‘대통령(박근혜) 팔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전날 박 전 대통령 서신을 대독(代讀) 발표한 유 변호사는 이날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3년 동안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지지를 보냈던 많은 분은 일반 민초이지, 정치인들이 아니다"라며 "정치권이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자신의 지분과 입지를 늘리기 위한 기회로 삼으면 바로 심판받을 것"이라고도 했다.

유 변호사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의 유일한 접견자다. 그런 그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자유공화당 등 일부 '친박(親朴)' 정당들을 겨냥해 총선에서 "대통령 팔이는 하지 말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전날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주기를 호소한다"고 밝힌 것은 이들을 겨냥한 것이란 얘기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큰 뜻을 자기들의 작은 이익을 위해 이용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일부 친박 신당 인사들이 박 전 대통령 메시지를 계기로 통합당에 '지분 협상'을 요구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란 말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 메시지에 대해 유 변호사가 이같은 추가 설명을 내놓으면서 현역 의원 버티기로 막혀있던 미래통합당의 대구·경북 공천 작업도 활로를 찾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부 옛 친박계 출신들이 공천 탈락시 친박을 표방한 신당으로 옮겨가 출마하거나 친박 무소속 후보를 내걸고 출마할 명분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통합당 공천위가 좀 더 과감한 인적 혁신에 나설 공간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4일 대구·경북 공천 신청자에 대한 면접을 마쳤다. 통합당 공천위는 대구·경북 지역 통합당 의원 20명 중 불출마 선언 의원을 제외한 15명의 절반 이상 교체를 목표로 잡았다고 한다. 공천위는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이 지역 의원들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설득해왔다. 하지만 이날까지 불출마 의원은 5명에 그쳤다. 통합당 공천위 관계자는 "김형오 공천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 메시지에 대해 '의로운 결정'이라고 평가한 것도, 인적 혁신의 명분을 마련해줬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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