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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지분 요구 안돼"… 親朴당 '통합 공천' 요구에 선긋는 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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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는 옥중 메시지를 내면서, 미래통합당과 이른바 '태극기 세력'을 표방한 정당들의 통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통합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천 지분 문제 때문이다. 당장 조원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자유공화당은 통합당을 향해 "통합 공천을 논의하자"고 하고 나왔다. 그러나 통합당 측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통합당을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라는 것"이라며 공천 지분 논의에 선을 긋고 나왔다.

조선일보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두번째)와 조경태 최고위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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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후 자유공화당을 포함한 통합 공천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가 추진한 대통합에는 지분 요구는 하지 않도록 논의를 진행해 왔고, 그 전제에서 통합의 물꼬를 터 왔다"며 "시스템에 따라서 논의하고 그 과정을 통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총선 승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자유공화당의 통합 공천 요구를 사실상 '공천 지분' 요구로 보고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도 "(자유공화당 등의) 통합하겠다는 정신과 자세는 높이 평가하지만, 당의 공식적 요청이 없는 상황에서 아무 자료도 제출하지 않은 (자유공화당 측의) 사람들을 공천 하라마라 하는 것은 권한 밖의 일"이라고 했다.

통합당 측에서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해온 자유공화당 등과 통합 자체에는 문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자유우파가 모두 뭉쳐야 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유공화당이 요구하는 통합 공천은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는 게 통합당 지도부의 생각이다. 김재원 정책위의장도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유공화당에서야 그렇게 (통합 공천)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우리 당으로서는 받아들이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옛 국민의당 출신 일부가 통합해 출범한 통합당 자체 공천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자유공화당의 지분을 별도로 인정하는 공천 작업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전날 박 전 대통령이 낸 옥중 메시지도 이른바 '박근혜'를 내건 친박(親朴) 군소야당에 선을 그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은 공천 심사가 다 끝났고, 발표가 남은 시점이라 실질적으로 자리를 서로 나눈다든가 하기에는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은 나를 끌어들여서 야권이 더 분열되는 일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는 뜻"이라며 "박 전 대통령 이름을 앞세워 정당을 만드는 분들을 향해 나를 더 이상 정치에 끌어들이지 말라는 것"이고 했다. 통합당의 선거 전략에 관여하는 한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통합당을 중심으로 뭉치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이상, 박 전 대통령을 내세운 공천 지분 요구는 협상력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통합당이 자유공화당이나 친박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인사들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공천을 고려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합당은 아직 자유공화당 조원진 대표 지역구인 대구 달서병과 친박신당 홍문종 의원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 공천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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