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로 약속한 대형마트들이 실제로는 감축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국내 5개 대형마트 중 4곳에 F등급을 매겼다.
그린피스는 4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하나로마트, 메가마트 등 국내 5개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매장 활동, 자체브랜드(PB) 상품·협력사 협업을 통한 감축 노력, 소비자 참여 유도 및 사내 감축 노력 등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대형마트는 환경부와 ‘일회용 비닐쇼핑백·과대포장 없는 점포 운영 자발적협약식’을 맺은 업체들이다.
조사 결과 이마트가 C등급을 받아 5개 마트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린피스는 이마트가 제조사와 협력해 우유 2팩을 포장하기 위해 사용했던 손잡이 달린 비닐봉지를 얇은 띠로 변경하고, 전통시장에 다회용 장바구니를 무상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은 다회용 장바구니 보급과 플라스틱 회수함 설치 등에 한정돼 기존 방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4개 마트는 모두 F 등급을 받았다. 홈플러스는 사내에서 텀블러 사용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 외에는 플라스틱 줄이기를 위한 눈에 띄는 조치가 없었다고 봤다. 롯데마트도 마트 내 빈 병 수거함을 비치하고, 녹색소비자연대와 일회용품 줄이기 업무 협약식을 진행했지만, 그 외 특별한 방안을 도입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나로마트는 생분해 비닐 및 종이봉투를 제작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그린피스는 국내 비닐 매립 비율이 4.6%에 그치는 만큼 유효한 대안으로 보지 않았다. 메가마트는 협력사와 협업 및 소비자 참여 유도 측면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어떤 사례도 없었다는 평가다.
김이서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대형마트는 일회용 플라스틱 처리와 비용을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플라스틱 쓰레기 없는 장보기를 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2018년부터 영국과 미국, 스페인 등의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에 관한 설문조사를 하고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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