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지역구인 청주 상당구를 대학(성균관대 법학과) 10년 후배인 윤갑근 전 대구고검 검사장에게 양보하고, 청주에서도 험지로 꼽히는 흥덕으로 '턴'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실상 스스로 사지를 뛰어드는 상황이다. 4선 중진의원으로선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터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라는 흥덕에서 정우택 의원 특유의 뚝심이 발휘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우택 의원이 누구던가. JP(김종필 전 총리)가 인정한 충청권 대표 정치인 중 한 명으로, 야권에서 '정우택·이완구·정진석' 3인방이 충청 정치의 대들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정 의원은 1996년 15대 국회의원(충북 진천·음성군)을 시작으로 2000년 16대 국회의원(충북 진천·음성군)을 거쳐 2006년 충북도지사를 역임했다. 또 2012년 19·20대 국회의원(충북 청주 상당구)을 연달아 하면서 사실상 충청권의 간판으로 불릴 정도의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 내부에선 승부수라고 귀띔했다. 청주 흥덕구의 현역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재선의 도종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이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합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후배(윤갑근 전 검사장)에게 비교적 안정적인 텃밭을 물려주고, 본인은 적진 한 가운데로 뛰어드는 것인데, 정우택 의원 스스로가 원했다고 하더라"면서 "중진들이 험지로 가야 보수의 결의와 부활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충청에선 정우택 의원이 솔선수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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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은 정우택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정 의원이 스스로 우리로서는 쉽지 않은 곳으로 뛰어들어가겠다는 용단과 결단을 보여줬다"며 "이를 대단히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청주 흥덕구는 통합당에게 대표적인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흥덕구 갑, 을로 분구됐고, 갑 지역에는 오제세 민주당 의원, 을 지역구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0대 총선까지 내리 3선을 했다. 합구가 된 20대 총선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초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지낸 도종환 의원이 당선됐다. 그래서 충청권의 민주당 텃밭이라고 부른다.
정 의원은 흥덕구 출마와 관련해 "시간이 없으니 어떻게 할 방법이 없기도 하다"며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사즉생의 각오로 선거를 치를 것이고, 죽기 살기로 하면 반드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다만 정 의원의 흥덕구 출마와 관련해 통합당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찍부터 흥덕구 출마를 밝힌 김양희 통합당 예비후보는 "정우택 단수추천은 부당하다며 재심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는 "정우택 의원이 그토록 사수하려던 청주 상당구에서 무슨 말 못 할 사연 때문에 밀려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 불출마가 맞다"며 "수도권 험지로 가는 결기라도 보여야 하는게 4선 중진의 자세이며 미래가 있는 것"이라고 날카롭게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반년에서 1년 동안 그 지역구를 닦아왔는데,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우리 지역만이 아닌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도 전략공천이 이뤄지고 있다. 당연히 당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고 전체의 큰 그림을 봐야 한다. 보수가 이번 총선에서 살아남아 다시 날개를 펴려면 충청에서 기필코 큰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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