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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의 TNT타임]PGA 첫 우승 임성재와 노란 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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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클래식에서 노란 리본을 단 채 플레이하고 있는 임성재. 임성재는 이 대회에서 PGA투어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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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모자 뒤쪽에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임성재(22·CJ대한통운)이다. 임성재는 2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에서 매서운 뒷심을 발휘해 최종 합계 6언더파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PGA투어 50번째 도전 끝에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특히 마지막 날 까다롭기로 소문난 ‘베어트랩’에서 버디 2개로 2타를 줄인 게 결정적인 승인이었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벙커샷을 핀 70cm에 바짝 붙여 파를 세이브한 것도 하이라이트였다.

시상식에서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그의 모자에는 여전히 노란 리본이 나풀거렸다. 노란 리본은 ‘플레이 옐로(Play Yellow)’라는 캠페인에 공감한 대회 출전 선수 일부가 마지막 날 착용한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이 캠페인은 대회 코스를 설계한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80)와 부인 바바라 니클라우스(80)가 시작했다. 미국 플로리다 지역의 어린이 병원을 지원할 목적이다. 혼다클래식도 이 캠페인을 후원하고 있다. 대회 기간 기념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이렇게 모은 자선 기금은 아동 질병 및 장애의 진단, 치료 및 예방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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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티셔츠 입은 골프 전설 잭 니클라우스.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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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노란색일까. ‘플레이 옐로’ 홈페이지에 따르면 니클라우스와 한 어린이의 인연 때문이다. 니클라우스는 고향인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자신의 부인이 다니던 교회의 목사 아들인 11세 소년 크레이그 스미스를 만났다. 1968년의 일이다. 당시 니클라우스의 열성팬이던 스미스는 희귀병인 유잉 육종 소아암 진단을 받아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다. 또래 친구들처럼 골프, 농구를 즐기고 트럼펫을 불었던 소년은 6개월을 넘기기 어렵다는 의사 진단을 들었다. 니클라우스는 그런 스미스의 영웅이었다. 하루는 니클라우스가 스미스에게 “좋아하는 골프 티셔츠 색깔이 뭐냐”고 물었다. “노란색”이라는 대답에 니클라우스는 “앞으로 일요일마다 노란 티셔츠를 입을 것이다. 그 의미는 ‘안녕 크레이그’다. 너를 향한 인사가 될 것”이라고 약속을 했다. 스미스는 니클라우스에게 노란색이 우승을 부르는 행운의 컬러가 될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스미스는 1971년 13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니클라우스는 그를 결코 잊지 않았다. 대회에 출전해 마지막 라운드가 되면 늘 스미스가 말했던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필드에 나섰다. 니클라우스는 1970년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과 이듬해 PGA챔피언십 정상에 서기도 했다. 트로피를 안은 그의 티셔츠 색깔은 늘 노란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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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클래식 4라운드 16번 홀(파4) 페어웨이 벙커에서 공을 빼내고 있는 임성재. 팜 비치 가든=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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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역시 좋은 취지에 공감한 듯 노란 리본 캠페인에 기꺼이 합류했다. 임성재 캐디 겸 통역으로 이번에 우승을 합작한 앨빈 최도 노란 대결에 가세했다.

우승 직후 임성재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국민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소식을 전한데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니클라우스처럼 그도 누군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의 머리에 달린 노란 리본이 더욱 빛나 보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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